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인원이 1~2명 늘어나게 된 배경에는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가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에 LDS 주사기가 ‘K 주사기’라는 별칭까지 붙는 등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인 풍림파마텍에서 업체 직원이 주사기를 살펴보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한병당 접종 가능인원은 5명이지만 국내에서는 화이자 백신 한병을 최대 7명까지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LDS 주사기가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 한병의 용량은 0.45ml다. 여기에 생리식염수 1.8ml를 희석해 주입한다. 쉽게 말해 화이자 백신 한병당 실제 총량은 2.25ml다. 화이자 백신은 체내에 0.3ml씩 투여해야 하는데 일반 주사기에는 밀대(피스톤)와 바늘 사이에 남는 공간이 0.07ml가량이 있다. 실제 주사기에는 0.37ml 이상을 담아야 정량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이다. 화이자 백신 한병당 접종 가능인원을 5명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LDS 주사기는 밀대와 바늘 사이에 남는 공간이 0.025ml로 일반 주사기의 3분의 1수준이다. 말 그대로 주사기에 남는 백신이 없도록 더 ‘쥐어 짤’ 수 있다. 그만큼 백신 한병당 접종 가능인원이 더 늘어난다. 특히 화이자 백신 한병의 용량이 표기(0.45ml)보다 여유분이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최대 7명까지 접종할 수도 있다.

LDS 주사기를 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한병당 10회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대 12회까지 맞춘 사례가 나왔다.

현재 코백스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은 한병당 접종 가능인원 5명 기준 4만9000명분이다. 하지만 한병으로 6명을 접종하면 5만8500명, 7명에게 투약하면 6만8000명으로 접종 가능인원이 늘어난다. 다만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은 1바이알(한병)당 6도스(6명분)로 허가를 받은 것이고, 7명까지 나눠 쓰는 것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는 국내 업체 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 두 곳으로부터 LDS 주사기 4000만개를 공급받기로 지난달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벤처부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풍림파마텍도 LDS 주사기를 양산, 수출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