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서 다 같이 웃으며
文대통령 "대통령한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
전해철 장관 "청장님 대답 잘하셔야 될 겁니다"
정은경 청장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
文대통령 "당분간 먼저 접종한 분들 이상 없는지 관심사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첫 코로나 백신이 실시된 26일 보건소를 찾아 '1호 접종자'가 백신을 맞는 모습을 지켜봤다. 주사를 놓는 모습을 보던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주느냐"고 물었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기를"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방문해 백신 접종을 받는 김윤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을 지켜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1호 접종자인 김윤태(60·의사)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과 2호 접종자인 이정선(32)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가 접종을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예방접종 실시 계획을,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으로부터 접종 절차를 소개받은 뒤 접종실로 이동했다. 이날 일정에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접종을 맡은 마포구 보건소 김서진 간호사를 향해 "드디어 1호 접종을 하시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 간호사는 "네,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 등에게 "접종 예약을 했는데 열이 나거나 하면 다시 접종할 날짜를 지정해 주나", "접종 뒤 귀가해 이상이 느껴지면 보건소에 연락을 해야 하나" 등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참관을 위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백신 접종을 받는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를 지켜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 "우리 청장님은 언제 (백신 접종할) 순서가 오세요"라고 물었다. 정 청장이 코로나 1차 대응 요원들이 이번에 접종을 하고, 질병관리청도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한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동행한 전해철 장관은 "청장님, 대답을 잘하셔야 될 겁니다"라고 했고, 정 청장은 "(문 대통령의 접종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답했다.

'1호 접종자'가 된 김윤태 원장이 접종실에 입장하자 문 대통령은 "안녕하십니까.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고 김 원장은 "영광입니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접종을 참관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접종을 마친 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 김윤태 의사,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종사자인 이정선 씨와 대화하고 있다.

김 원장이 의자에 앉아 상의 단추를 풀고 속옷 왼쪽 어깨 부분을 내려 주사를 맞을 준비를 했다. 김 원장이 "안 아프게 놔 주세요"라고 말하자, 접종을 맡은 마포구 보건소 간호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문 대통령이 "아니 의사 선생님이신데"라면서 궁금증을 드러내자, 역시 의사인 정 청장은 "누구나 다 아프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접종을 마친 김 원장에게 소감을 묻자, 김 원장은 "설레기도 하고 크게 걱정하는 바는 없었다"며 "(접종을) 맞고 나서 면역이 100% 다 보장되는 것은 아니니까 혹시 나만 (면역이) 안 생기면 어떡하나, 그 걱정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독감 백신 접종 맞을 때와 다른 점이 있나"라고 물었고, 김 원장은 "특별히 못 느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참관을 위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백신 접종자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이정선 치료사가 마포구 보건소 2호 접종을 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모든 국민이 기대해왔던 백신을 조금 우선 순위로 맞게 됐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이 치료사는 "처음에는 되게 당황스러웠다"면서 마스크 없는 세상이 빨리 와야 하니 저희가 좀 더 발리 면역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당분간은 먼저 접종하시는 분들이 이상이 없는지 굉장히 국민들로부터 관심사가 될 것 같다"며 "이상이 없길 바라고, 백신이 아주 안전하다는 것을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의 '순서가 늦게 오시기를' 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백신을 맞으면 대통령이 솔선수범할 필요가 없으니 순서가 자연이 밀릴 것이라는 취지의 문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솔선수범해 백신을 먼저 맞을 필요가 있으면 맞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