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여객기 날개 엔진 고장으로 불에 탄 기체 파편이 주택가에 떨어진 사고와 관련해 해당 항공기를 제조사인 보잉이 최소 2년 전부터 관련 기종의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잉 777 항공기의 비행 모습.

WSJ는 자체 입수한 미 연방항공청(FAA) 내부 자료를 인용해 보잉 측이 2018년 사고기종인 보잉777 비행기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737 비행기에서 비슷한 결함이 발견된 뒤 최소 2년 이상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보잉 측은 엔진 보호 덮개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해 덮개를 교체하려 했다. 문제는 이를 위해서는 설계 디자인 뿐만 아니라 이를 포함해 안전 시험과 인증을 통과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든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잉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한 해명을 거부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1시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사 여객기 ‘UA328’는 4570m 상공에서 오른쪽 날개 부분 엔진이 고장나면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해당 여객기는 이륙한 지 30분 만에 오후 1시반쯤 다시 덴버 공항으로 돌아와 안전하게 착륙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여객기가 공중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키면서 여러 기체 파편들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당시 승객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불 붙은 엔진이 열기와 연기를 내면서 강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찍혔다. 한 승객은 "엔진에서 나오는 열기가 여객기 안에서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보잉은 운항 중 고장을 일으킨 미국 프랫앤드휘트니의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200, 777-300의 운항 중단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보잉 777기종은 기체 노후화로 단계적 감축이 진행 중이다. 보잉은 해당 엔진을 탑재한 기종이 전 세계에 128대 있는데 이 중 69대만 운용 중이고 나머지 59대는 운항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한국, 일본만 해당 모델은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나이티드항공이 24대를 운항하다 이번 사고 뒤 운항을 중단했다. 일본은 21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777기종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한국은 대한항공이 16대, 아시아나항공 9대, 진에어가 4대를 보유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발생한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모든 외국 항공기에 대해 25일 0시부터 국내 영공 통과 및 국내 이착륙 금지 조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