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소통 창구 일원화 목적"
양태정 경영지배인은 사임 거부
상장 폐지 갈림길 속 갈등 예고

주상은 신라젠 대표이사(왼쪽)와 양태정 경영지배인(오른쪽).

신라젠(215600)이 주상은 대표이사와 양태정 경영지배인의 경영 투톱 체제를 다시 주 대표 원톱 체제로 되돌리기 위해 최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 폐지를 면하기 위해 경영 쇄신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양 지배인을 선임, 투톱 체제를 출범한 지 40여일 만이다.

신라젠은 24일 "(투톱 체제 출범 후) 회사가 해외 파트너사, 임상 연구기관, 투자자 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대표가 둘이라서 발생하는 혼선들이 있었다"며 "소통 창구를 주 대표로 다시 일원화해 이런 혼선을 없애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논의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시될 예정이다.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논의로 상장 폐지의 갈림길 위에서 주 대표와 양 지배인 간의 갈등이 예고된다. 전날 주 대표는 양 지배인에게 사임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양 지배인은 수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러나게 되는 입장인 양 지배인은 이날 통화에서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임서 제출을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주 대표 원톱 체제로 되돌아가려면 이사회를 열어 양 지배인의 사임을 결정하거나 양 지배인이 먼저 사임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18일 두 사람이 회사 생존에 필요한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차기 최대주주가 들어서는 즉시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각오를 같이한 지 일주일 만이다.

신라젠은 현재 주식 거래 정지 처분과 함께 상장 폐지의 위기에 놓인 상태다. 지난해 5월, 문은상 전 대표가 신약 임상 실패 소식을 미리 알고 공시 전에 회사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구속되고 부터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는 회사의 최대주주를 문 전 대표에서 다른 신규 투자자로 바꿔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조건으로 상장 폐지를 면할 기회를 줬다. 기한은 오는 11월까지다.

신규 투자 유치에 사활이 걸린 신라젠은 지난달 15일 양 지배인을 선임했다. 법무법인 광야 대표 변호사 출신, 상법·인수합병(M&A) 법률 전문가인 그가 투자 유치를 진두지휘하고, 국내외 제약사에서 30년 이상 연구개발(R&D) 경력을 쌓아온 주 대표는 회사의 신약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난 한 달여 간 투톱 체제는 본궤도에 오르던 참이었다. 양 지배인은 지난 1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내외 바이오 업계와 기타 업계의 기업과 기관 여러 군데가 투자에 긍정적인 의향을 밝혔다"며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개선 기간 1년을 모두 채울 것 없이, 상반기 내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거래 재개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양 지배인이 직책에서 물러날 경우 회사의 신규 투자 유치 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신라젠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 논의하고 있는 실무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