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인기 호텔, 대유행 장기화로 처분 골칫거리
매수 시 일부만 지불하고 50~75% 매도인이 대출
"임대료 내기도 힘들어...부담 감수해도 팔겠다"
맨해튼·댈러스 호텔값 3분의 2는 소유자가 대출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숙박산업 수요가 폭락한 가운데 미국에서 호텔 가격의 최대 75%를 매수인에게 대출해주고 장기 상환을 받는 방식으로 고급 호텔을 매각하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이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통상 호텔 거래에서는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입 가격 전액을 선불로 지불하고,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일부 자금을 조달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숙박업계 전체의 재정 위기가 극심해지면서 이러한 방식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된 것이다. 그렇다고 헐값에 고급 호텔을 팔아치우기에는 소유주가 막대한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과 단기적 회복 가능성이 전무한 호텔을 처분하려는 은행과 소유주들이 셀러 파이낸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셀러 파이낸싱은 매수인이 호텔 비용의 25~50%를 선불로 내고, 나머지는 매도자에게 대출을 받는 형식으로 하되 기존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보통 자동차 구매 시 통용되는 방식이다.
물론 매도인으로서는 상환 지연의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최대 75%의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회수해야 하고, 숙박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법무법인 모리슨 앤 포스터의 글로벌 부동산 그룹 대표인 마크 에델슈타인은 "팬데믹 장기화로 임대료 내기도 힘들 만큼 손실을 감수느니 매각하는 편을 택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그나(Magna) 호스피탈리티 그룹은 맨해튼 도심 펜실베이니아 역 건너편에 239개의 객실을 보유한 호텔을 인수했다. 마그나가 웰스파고로부터 담보 대출을 위해 3400만달러(약 377억원)를 지불하고 3분의 2는 대출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영업 손실과 보수 비용 등은 마그나 측이 충당하기로 합의했다.
이 분야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당 호텔이 맨해튼 중심지 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위치해 인기 업소로 꼽혀왔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유주가 임대료도 못 낼 만큼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사가 워낙 안돼 매도인 측이 수년 간 영업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며 "웰스파고가 대출 기한을 연장함으로써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소재 투자회사 드리프트우드 캐피탈도 최근 피츠버그 호텔을 매입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유지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댈러스 소재 248개 객실을 갖춘 힐튼 댈러스 사우스레이크 타운 스퀘어 호텔을 인수하는 데 6400만달러(약 711억원)를 지불했으나 매도인으로부터 75%를 대출받았다고 한다. 사측은 "은행에서는 매매가의 55%까지만 대출을 해준다"며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