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다음달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서울상의는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제24대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는 것에 대해 상당히 망설임과 여러 가지 생각과 고초가 있었지만, 나름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상의 회장을 이끌어나가며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이야기가 있어야지, 혼자서는 이 일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셨을 때 경영환경과 대한민국의 앞날, 미래세대를 위해서 만들어나갈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온 최태원 회장은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직책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경제계 발전과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를 묻는 질문에는 "오늘 서울상공회의소에 들어왔는데, 다음에 정식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면 그때 보자"고 말했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한 배터리 소송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상의는 지난 1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했다. 최 회장은 다음달 24일 대한상의 정기총회에서 서울상의를 대표해 대한상의 회장 후보로 추전받게 된다.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한다. 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93~1998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를 이끌게 되면서 대한상의가 명실상부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재계를 대표하던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내 4대 그룹이 탈퇴한 이후 위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 중에서도 '맏형'인 만큼 앞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외연을 재계 전반으로 확대하고 중소상인과 소상공인까지 아루르는 상생협력에도 힘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서울상의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범수 카카오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젊은 IT 기업인들을 새 부회장으로 선임해 '젊은 피' 수혈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