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12', 9월 12일 정식 버전 출시
개발자 버전 곧 공개...iOS 일부 UI 따라갈 듯
애플도 'iOS 14'에 위젯 등 안드로이드 기능 도입

일러스트=나소연

구글과 애플 양대 모바일 운영체제(OS)가 서로 닮아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할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OS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iOS와 유사한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아이폰 유저들이 느꼈던 경험을 안드로이드폰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도 최신 iOS에 안드로이드와 유사한 기능을 다수 넣는 것을 보면 구글과 애플이 서로 닮아가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정식 출시할 구글 안드로이드12의 프로젝트명은 ‘스노콘’으로 확정, 개발자 버전이 곧 공개된다. 구글은 과거부터 디저트 이름으로 안드로이드 OS 명을 짓다가 안드로이드10부터는 이를 공식 폐기했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를 사용 중이다.

안드로이드12 정식 버전은 오는 9월 2일 공개될 예정으로, 삼성전자(005930)최신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12 개발자 버전 UI.

XDA 디벨로퍼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유출된 안드로이드12의 UI를 보면 변화가 이뤄졌다. 애플 ‘iOS 14’의 일부 UI와 비슷하게 알림의 모서리가 더 동글동글해지고 빠른 설정 창이 간단해졌다.

애플리케이션(앱)이 카메라나 마이크를 사용할 때 알림도 더 명확해졌다. 카메라나 마이크가 활성화됐음을 사용자에게 알리기 위한 작은 점을 화면 상단에 보여주는 것은 iOS와 비슷하다.

XDA 디벨로퍼

또 안드로이드12의 개인정보 설정에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빠르게 비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토글(ON/OFF) 스위치’가 들어갔다. iOS에는 이를 똑같이 실행하는 토글 스위치는 없지만, 개별 앱을 설정하는 모양과 비슷하다.

안드로이드12에서 iOS와 별개로 눈여겨볼 새로운 기능은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자동으로 회전시켜주는 ‘얼굴 인식 자동 회전’이다. 그동안 안드로이드폰은 자동회전을 사용하면 사용자 얼굴이나 시선과 무관하게 수평을 인식해 화면을 돌렸다. 기존 절전 모드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최대 절전 모드’ 기능도 탑재될 예정이다. 이 기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만 애플 iOS를 닮아가는 것은 아니다.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iOS 14의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애플이 위젯 설치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단순함’을 모토로 하는 디자인 철학을 유지한다는 이유에서 위젯을 안드로이드처럼 홈화면에 배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었다.

아이폰에 적용된 iOS 14 UI. 기존과 달리 위젯이 홈화면에 배치돼 있으며 PIP(화면 속 화면) 지원으로 창을 분할해 동영상창을 따로 띄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iOS 14부터 이용자 요구를 받아들여 ‘위젯(widget)’을 홈화면에 원하는 크기로 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앱 보관함, 화면 속 화면(PIP)도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 고유의 디자인 철학이 이용자의 자유도를 강조하는 안드로이드쪽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UI도 기존에는 전화나 페이스타임이 걸려오면 화면 전체가 수신 화면으로 전환됐으나, iOS 14에선 화면 상단의 작은 배너로 알림이 표시된다. 이 또한 안드로이드가 지원하는 기능이다. 또 iOS 14에 탑재된 ‘앱 클립(QR코드나 NFC를 통해 미설치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 ‘앱 라이브러리’, ‘자전거 길찾기’ 등도 안드로이드에서 이전부터 제공해 온 기능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OS 기능과 디자인에 따라 스마트폰을 선택한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며 "예전처럼 운영체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필요가 사라져 이용자 입장에선 편리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