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유튜브 등 방송 몸집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가 미래에셋대우의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회사 차원에서 프로듀서(PD) 등 방송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채용공고.

미래에셋대우는 얼마 전 경력 PD 등을 새로 뽑았다. 이번에 영입된 직원들은 유튜브 등 대고객용 채널 및 사내 임직원 교육용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할 예정이다. 질 높은 방송 제작을 위한 인력 확보 차원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9일부터 오는 21일까지는 미디어콘텐츠 경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직종은 인포그래픽, 애니메이션 등 모션그래픽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할 모션그래픽디자이너다. 디자인·영상 관련 전공자나 유튜브 및 방송 콘텐츠 제작 경험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걸었다.

17일 기준 미래에셋대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 구독자 수는 53만1000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10만 명대 수준이던 구독자 수는 한 달 새 40만 명 넘게 급증했다. 그동안 1, 2위를 차지해온 키움증권(039490)(70만3000명), 삼성증권(016360)(58만5000명)을 바짝 뒤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유튜브를 고객,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대표 채널로 만들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채널 운영 자체는 디지털 금융 부문의 콘텐츠마케팅팀에서 담당하지만, 기획이나 제작은 리서치센터, 자산관리(WM) 등 전 부문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서 진행된 투자미팅.

앞서 박 회장은 지난달 14일 유튜브를 통해 약 5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회장이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12월 대우증권 인수 관련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얼마 전까지 그는 미국, 중국 등을 돌아다니며 글로벌 사업에 몰두해왔다.

지금까지 박 회장이 출연한 영상은 모두 7개로 누적 조회 수는 252만 회다. 반도체, 클라우드, 전기차, 그린에너지, 바이오 등 개별업종 전략을 시작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퇴직연금, 부동산 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주린이(주식+어린이)들에 조언을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중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영상은 박 회장이 평소 연구원 등과 내부적으로 진행해온 투자 미팅을 녹화한 뒤 유튜브에 공개했다.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을 계기로 연초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웃도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계속되자 회장 본인이 직접 출연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유튜브 출연 소식이 화제가 되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는 박 회장이 가장 최근에 출연한 노후 준비 영상이 소개돼 있다. 배너를 클릭하는 즉시 해당 영상이 있는 링크로 넘어가게 된다.

한편, 채널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넘어 유튜브가 주는 ‘실버버튼’을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키움증권, 삼성증권 세 곳 뿐이다. 하나금융투자(9만2900명), 한국투자증권(7만7100명), KB증권(3만4600명) 등과 격차는 아직까지 크게 벌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