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재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코로나로 집에 갇힌 미국인들 사이에서 리모델링 붐이 일면서 목재 수요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3월 인도분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당 992.40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월 인도분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당
992.40달러로 지난 9월 최고가를 뚫었다. 목재 선물은 지난 3주간 49% 상승해, 1년 전에 비하면 두배의 가격이다.

목재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많은 구매자들이 이날 5월 인도분 목재 선물을 846.50달러로 구매했다. 1년 뒤인 2022년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700달러로, 코로나 대유행 전 최고기록인 639달러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3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될 땐 목재 수요는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통 날씨가 좋아 주택을 건설하는 봄에 코로나 대유행이 닥쳐 건설업계를 쓸어버릴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제재소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 걱정했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집에 갇혀있던 미국인들이 집 보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 목재 생산 업체인 인터포 코퍼레이션의 영업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 바트 벤더는 "크루즈나 휴가에 쓰이지 않는 일부 여윳돈이 들어오는 것 같다"며 "목재가 약간 비싸긴 하지만, 집을 고치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다"고 말했다.

WSJ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주택 리모델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가격이 올라 상대적으로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은 작게 느껴진다는 이유다. 2020년 미국 주택가격 상승속도는 5.6%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속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작년 일었던 교외 주택 건설 붐도 목재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코로나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준에서 모기지 금리를 역사적으로 낮춘 데다, 전염병 때문에 도시 중심에서 벗어나 교외지역을 찾는 수요가 폭발하며 교외지역에 주택 건설 붐이 불었다.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레스토랑들이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게끔 야외 좌석을 만드느라 목재가 사용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결국 작년 4월 1000보드피트당 259.8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목재 선물 가격은 기록적으로 급등해 9월 1000보드피트당 955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가을에 접어들면서 겨울엔 날씨가 추워 건설경기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선물 가격이 다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겨울이 온화한 모습을 보이자 11월부터 다시 목재 가격은 급등했다. 2월 현재는 북미 대륙에 한파가 몰아쳐 캐나다산 목재가 배송이 어려워진 데다, 관련 업체들이 봄 건설시장을 위해 재고를 사들여 비축하고 있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북미에서 가장 큰 목재 생산 회사인 웨스트 프레이저 팀버의 재무 책임자인 크리스 비로스텍은 "우리는 이러한 가격을 영원히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앞으로의 가격 수준이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