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type of network based on voice’(목소리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

최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내세우는 모토다.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과 방을 만들어 문자나 영상이 아닌 음성 채팅으로 소통하는 이 SNS는 출시된 지 10개월 만에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한화 약 1조원)를 넘는 기업을 말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떠 있는 클럽하우스 어플리케이션 아이콘.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클럽하우스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등장하면서 사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유니콘 기업 CEO부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치인이 줄줄이 참여했다.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비결 중 하나는 초대장으로 대변되는 ‘폐쇄성’에 있다. 단순히 계정을 만든다고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존에 가입한 이용자 초대를 받아야 한다. 각 이용자에 주어지는 초대장은 두 장뿐이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간에서 유명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듯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내면의 욕구를 자극한 셈이다.

실시간이고,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나눈 대화는 녹음되지 않고, 흔적도 남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올라온 게시물은 나중에 다시 봐도 되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에 시간 선점에서 우위를 갖고,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도 높다.

아직 구체적인 수익 모델은 없는 상태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기존 SNS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클럽하우스는 펀딩에 나서는 과정에서 구독서비스, 팁, 티켓 판매 등을 중점으로 수익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SNS는 특정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광고가 주 수입원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 애플은 앞으로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이용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발표했다"며 "개인정보보호가 강화되면서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기존 SNS들의 수익모델은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설명했다.

다만 혜성처럼 등장한 클럽하우스가 앞으로 시장 판도 자체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는 신중히 판단하는 게 좋겠다. 당장은 기존과 다른 신선한 요소들이 이목을 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잡음을 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허위 계정, 혐오 발언 등과 같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클럽하우스 유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라는 시기적 특수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줌(Zoom)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모임이 주목받는 절묘한 타이밍이 없었다면, 일 년도 안 돼 600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고민은 꼼꼼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