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文대통령 아들의 '네줄 요약' 당해낼 수 없어"

작년 서울시의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최고액인 1400만원을 지급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38)가 신청서에 단 4줄의 피해사실을 쓰고도 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9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실이 이날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각예술 분야 지원자 281명이 제출한 '피해사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종 합격자는 총 46명으로, 경쟁률은 6대 1을 기록했다. 문씨는 100점 만점에 85.33점을 받아 34등을 했으며, 이에 따라 36명에게만 지급되는 최고 지원액인 1400만원을 지원받았다.

문씨는 피해사실 확인서에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고만 적었다.

문씨는 3건의 전시가 취소됐다고 했다. 하지만 4건의 전시·공연이 취소됐다고 기재한 신청자 31명, 3건의 전시·공연이 취소됐다고 밝힌 신청자 34명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곽 의원 측은 "탈락자 가운데 피해사실을 문씨보다 더 상세하게 기재한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곽 의원실에 따르면 한 지원자는 전년 대비 관람객수 감소, 전시연계 프로그램 취소 추이를 그래프 등을 첨부하고, 매출 감소폭도 구체적으로 밝혔으나 탈락했고, 또 다른 지원자는 전시 기획부터 취소까지의 모든 일정을 적어 냈지만,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곽상도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사실 확인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곽 의원은 "밤을 새워가면서 지원서류를 적어내고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문씨는 지원금 신청 논란이 일었던 작년 페이스북에 "착각하는 것 같은데, 지원금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며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했었다.

문준용씨가 서울문화재단에 제출한 피해사실 확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