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빌딩 관리 계열사 S&I코퍼레이션(S&I)과 건물미화업체 지수INC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30명 전원을 인근에 위치한 LG마포빌딩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LG에 따르면 S&I와 지수INC는 이날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중재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이날 회의에는 사측과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대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지난달 27일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청소근로자 고용승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관리하는 S&I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하청업체 지수INC와 청소 용역 계약을 종료한 뒤 다른 업체와 계약했다. 이로써 기존에 LG트윈타워에서 일하던 청소근로자들은 해고됐고, 트윈타워 앞에서 고용 유지를 요구하는 노숙 농성을 벌여왔다.

S&I와 지수INC는 지난달 5일 조정회의에서 농성 중인 근로자들이 다른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 유지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여러 사업장에 흩어져 근무할 경우 노조가 와해될 수 있어 트윈타워에서 전체 노조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S&I는 2차 회의에서 근로자 전원이 LG마포빌딩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진전된 입장을 제시했다. LG마포빌딩은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약 3km 거리에 있다.

S&I 관계자는 "트윈타워는 올해부터 새로운 건물 미화업체가 장애인 근로자 30명을 포함해 90명을 신규 채용해 청소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며 "농성 중인 노조원이 트윈타워에서 일하려면 신규 채용 인력이 일을 시작한지 한달 여 만에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안에는 기존 고용 유지 안에서는 제외됐던 만 65세 이상 노조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포함돼 있어 이들 전원이 LG마포빌딩 한 곳에서 근무하면 노조 와해 우려가 불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