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로부터 직장 내 성폭행 피해를 당한 재미교포 여성이 내부고발을 하자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된 당사자는 해당 업체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섰다.
8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성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 7조와 내부고발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 직장을 고소한 재미교포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A씨는 지속적으로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다른 직원들로부터 직장 괴롭힘을 당했다.
상사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A씨는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성차별 혐의로 회사를 신고한 뒤 국방부 감찰관실에도 내부고발자 보복 혐의로 신고했지만, 다음 달 해고됐다. 회사는 그간 있었던 일에 관한 기밀 유지 합의서에 서명하면 6개월치 퇴직금 등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현재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전 직장을 정식으로 고소했지만 회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 A씨는 친척을 만나러 서울에 왔다가 미국 연방정부 계약업체인 B사의 서울지사 면접에 합격해 문서관리 전문가로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 내 거의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는 상습적인 성적 괴롭힘에 시달렸다.
지난 2014년에는 술자리 이후 직장 상사가 A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A씨가 다음날 눈을 떴을 때 속옷이 거꾸로 입혀져 있었고, 상사가 집 비밀번호를 묻고 샤워기를 튼 기억만 어렴풋이 났다.
그는 성폭행 사실을 서울지사 최고위 관리자인 프로그램 디렉터에게 알렸다. A씨는 자신의 멘토이기도 했던 그 디렉터를 신뢰했다.
하지만 디렉터는 신고를 묵살하더니 A씨를 성폭행하기에 이르렀다. 외부미팅을 한 날 택시를 같이 타자고 하더니 회사가 '사무공간 임대업'을 할 수 있어 A씨가 거주하는 건물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디렉터는 A씨를 방으로 밀어 넣은 후 성폭행했다고 A씨는 고소장에서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같은 회사의 미국 버지니아 지사로 옮겼는데, 이듬해 그 디렉터로부터 자신이 버지니아 지사에 출장 왔으니 단둘이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회사 인사 담당자와 법률팀에 과거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직장 상사들이 자신을 피하거나 도저히 지킬 수 없는 마감 시한을 설정하는 등 본격적인 '괴롭힘'이 시작됐다.
A씨는 직장 내 성폭력 피해 여성을 법적으로 지원하는 '타임스 업 법률방어기금'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기금은 2017년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각종 성폭력 혐의가 불거져나오면서 전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촉발된 이후 할리우드 스타와 인권 운동가들이 설립한 것으로, 현재 250명이 넘는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