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명수 대법원장의 만남이 불발됐다. 주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며 김 대법원장을 기다렸으나, 김 대법원장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 곁을 스쳐지나가면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8시 20분쯤부터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서 주 원내대표는 마스크와 목도리, 귀마개, 장갑을 착용한 채 '권력에 충성하는 대법원장, 거짓의 명수 김명수는 사퇴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법원 입구 앞을 지켰다.
주 원내대표는 당초 당 오전회의 참석을 위해 오전 8시 45분쯤 국회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을 만나고 가겠다며 일정을 변경, 자리를 계속해서 지켰다.
그로부터 20여분이 지난 9시 8분쯤 김 대법원장이 탄 차량이 대법원 입구에 등장했다. 이를 확인한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의 차에 한발짝 다가섰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카메라도 일제히 주 원내대표와 김 대법원장의 차량으로 향했다. 두 사람 간 약속된 만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명색이 제1야당 원내대표가 기다리고 있는데, 김 대법원장이 차에서 내려 인사라도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대는 김 대법원장이 탄 차량이 그대로 들어가면서 사라졌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도 "끝났다"라며 장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하고 외풍을 막아야 하는데 앞장서서 사법부를 파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대법원장으로서 하루라도 더 있어선 안 될 사람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한다는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 주위로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또다른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서초역 5번 출구 앞에서부터 경찰들이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서초역 출구에서부터 대법원 입구까지 벽에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근조화환들이 늘어서 있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여당 탄핵 대상'이란 이유를 언급하며 사표를 반려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튿날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당시 녹취록을 통해 '정권 눈치보기'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해명에 대해 사과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