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싱'했다는 검찰 내 불만에 대해 "패싱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보기 나름이겠지만, 꼭 총장 시각에서만 물어보지 말고, 제 입장에서도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며 "총장 입장에선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애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장관은 "검찰국장을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 비서실장격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다. 또 신임 기조부장에는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고, 대전지검장도 유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사 협의 과정에서 윤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교체, 월성원전 관련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두봉 대전지검장의 유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이성윤·이두봉 지검장은 자리를 지켰고, 심 국장은 교체됐지만 일선 검찰청 가운데 '넘버2'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검찰국장으로 온 이정수 남부지검장은 박 장관의 설명과는 달리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인사다.
박 장관은 사전 통보 없이 인사가 단행됐다는 대검 측 불만에 대해 "지금 거론된 분들은 총장을 직접 만났을 때 다 구두로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현안 수사하는 분들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7월 이후 대대적인 검찰 인사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