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됐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자리를 바꿨다.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던 검찰 내 간부들이 대부분 주요 보직을 지킨 모습이다. 반면 한동훈 검사장의 현직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7일 오후 2021년 상반기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대검 기획조정부장 결원을 충원하고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보직 인선에 따른 후속 전보조치 차원의 최소한도 규모의 인사"라고 밝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 지검장은 유임됐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친(親) 정권 검사다. '채널A 사건' 수사를 놓고 윤 총장과 충돌했고,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팀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결재를 미루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 전원이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리더십을 잃었지만 유임된 것이다.

윤 총장은 이 지검장의 교체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 본인이 유임을 강하게 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이 유임되면서 휘하의 차장검사와 주요 사건을 맡았던 부장검사들은 상당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검장과 함께 윤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수 남부지검장이 심 국장을 대신해 검찰국장을 맡는다.

이정수 신임 검찰국장은 2017~2018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가정보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TF 부장검사로 활동한 바 있다.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이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의를 표명하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라임 관련 수사를 책임지라며 지난해 서울남부지검장에 내려보냈다. 이번에 반년 만에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복귀했다. 법조계에서는 '심재철 시즌2'라는 말이 나온다.

공석이었던 대검 기획조정부장에는 조종태 춘천지검장이 부임했다. 조 신임 부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수사단의 부단장을 지낸 바 있다. 춘천지검장에는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이동했다.

월성원전 수사를 맡고 있는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유임됐다. 법무부는 "주요 현안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대전지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켰다"며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의 안착과 업무의 연속성을 함께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채널A 기자와의 검언유착 논란에 휘말려 있는 한동훈 검사장은 이번에도 현직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성윤·심재철·이정수 등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던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유임하거나 수평이동하며 '박범계 라인'으로 갈아탄 반면, '윤석열 라인'으로 불리는 한 검사장은 여전히 한직에 머물렀다.

법무부는 검찰 간부 인사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윤 총장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인사 결과를 보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