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주연 크리스토퍼 플러머 별세
82세 최고령 오스카 수상 기록도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 대령으로 출연했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숨졌다. 향년 91세. AP통신은 플러머가 5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 자택에서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플러머는 1965년 개봉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내를 잃고 일곱 명의 아이를 키우는 완고하고 권위적인 트랩 대령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 그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에델바이스'를 불러 찬사를 받았다. AP통신은 "플러머는 50년 넘게 영화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그를 스타로 만든 것은 트랩 대령 역할이었다"고 했다.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사운드 오브 뮤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나치 독일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게오르그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에서 트랩 대령은 수녀 출신의 자유분방한 가정교사 마리아(줄리 앤드루스)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결혼한다. 이후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지배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다.

2012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는 크리스토퍼 플러머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플러머는 연기를 시작한 후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비기너스'(2010)에서 아내와 사별한 뒤 뒤늦게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아 2012년 84회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당시 82세로 최고령 아카데미 수상자 기록을 세웠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오스카) 당신은 나보다 겨우 두 살 많다. 내 평생 어디에 가 있었던 거냐"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는 1962년 영연방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캐나다 최고시민 훈장을 받았다. 1986년에는 미국 무대예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