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폭탄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된 이란 외교관이 벨기에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유럽에서 이란 외교관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다.

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벨기에 안트베르펜 법원은 테러 모의 혐의로 기소된 이란 외교관 아사돌라 아사디(49)에게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무장 경찰이 벨기에 안트베르펜 법원 앞을 지키는 모습.

현지 검찰에 따르면 아사디는 지난 2018년 6월 파리 외곽 빌펭트에서 열린 이란 출신 망명자 정치집단 '피플스 무자헤딘 오브 이란'(무자헤딘에할크·MEK)의 행사를 겨냥해 폭탄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이란 외교관 신분이던 아사디는 MEK 행사를 앞두고 공범인 벨기에 국적의 이란계 부부가 체포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첩보 기관으로부터 폭탄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은 벨기에 경찰이 공범 커플을 조사했고 이들의 짐에서 550g 상당의 폭발물을 발견했다. 아사디는 커플이 체포된 뒤 독일, 프랑스, 벨기에 경찰의 합동 수사를 통해 독일에서 붙잡혔다.

현지 언론은 당시 이들이 테러를 모의했던 행사에 약 2만5000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자칫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프랑스 등 관련국들은 테러 모의의 배후로 이란 정보부를 지목했으나, 이란 정부는 조작이라며 부인했다.

이란 외교관이 유럽연합(EU)에서 실형을 받은 것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40여 년 만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반관영 ISNA 통신을 통해 아사드 기소가 외교관 면책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현지 언론에 "이번 판결은 형사 범죄에 관해서는 외교관도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점과 대학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의 책임이 이란 정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