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상훈(66)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4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증거수집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의 취지를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10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 등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이 전 의장측과 검사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날 판결의 쟁점은 이 전 의장의 공모 혐의를 인정할 'CFO 보고 문건' 등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점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대법이 뒤집을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 전자정보와 그 출력물은 이 사건 영장의 장소적 효력범위에 위반해 집행됐을 뿐만 아니라 영장 제시의무를 위반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 및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해 취득한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 이 사건 전자정보 출력물을 제시받거나 그 내용에 기초해 진술한 증거 역시 위법하게 수집된 전자정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로서 증거수집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그 증거능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전 의장 등 삼성 관계자들은 옛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기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전 의장 등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지난 2013년 6월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신속대응팀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 전 의장과 강경훈(57)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목장균(57)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을, 최모(59)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는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반면 2심은 이 전 의장의 공모 혐의를 인정할 'CFO 보고 문건' 등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점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