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1140억원을 기록해 출범 3년 6개월 만에 1000억원선을 넘었다. 2019년 140억원보다 8.3배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과 기업대출을 늘려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2일 2021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 11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연간 순이익이 137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8.3배 늘어난 셈이다. 총 자산은 26조65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9260억원가량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용대출 성장세다. 순이자마진(NIM)이 1.68%에 달해 일반 시중은행(지난해 3분기 기준 1.33~1.67%)보다 앞서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대출상품 잔액은 20조원(20조3133억원)을 넘어서 전년 말(14조9000억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연체율은 0.22%였다.

여기에 수수료 부문 순익도 68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처음 흑자전환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비스, 신용카드모집대행, 연계대출 등 고른 성장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늘어났다"며 "점포가 따로 없는 카카오뱅크의 특성상 대규모 비용이 드는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부문의 비용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자본은 전년 말 1조6787억원에서 1조원 규모 증자 영향 등으로 2조797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BIS비율은 20.03%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에서 대폭 축소하는 등 고신용자 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부터는 고신용자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포인트(P) 올리기로 했다. 대신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평가(CSS)에 기반한 민간 중금리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는 최대 0.6%P 내리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어떠한 담보도 필요 없는 자체 신용대출로서 소액 한도 전용 상품인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하반기 초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하반기에는 기업대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함께 개인 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을 하반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이들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전통 금융사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를 9조32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은행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 19조3500억원과 2위인 신한지주(17조6000억원)에는 못 미치나, 3위인 하나금융지주(11조8000억원)와는 큰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