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값이 18억원까지 치솟았다. 재건축이 대부분 완료된 가운데 수요자 사이에서 신축 아파트 선호현상이 강해져 인기다. 5년여 전만 하더라도 목동·여의도 단지들보다 2억~3억원가량 낮게 팔렸는데, 이제는 역전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경.

2일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달 11일 18억원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전달 전고점(17억5000만원) 대비 5000만원 올랐다.

고덕그라시움뿐 아니라 인근 고덕지구에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최고가를 살펴보면, 고덕아르테온이 17억3000만원,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17억2000만원, 래미안솔베뉴가 16억원, 고덕아이파크가 15억6000만원 등이다.

고덕지구의 강세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현재까지 강동구 집값은 38.8%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강남구(38.7%), 영등포구·동작구(35.0%) 순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30.1% 올랐다.

고덕그라시움은 84㎡ 최고가가 18억원을 넘으며 기존 부촌(富村)의 아성도 넘보고 있다. 2016년말 고덕그라시움 84㎡가 7억7000만원, 목동1단지 83㎡가 9억9000만원에 각각 거래돼 목동이 2억원 이상 더 높았지만 현재는 역전됐다. 목동신시가지 전용 83~84㎡의 최고가는 목동1단지가 17억2500만원, 목동14단지가 16억5000만원, 목동2단지가 16억1000만원 등이다.

마찬가지로 2016년말 10억4500만원에 거래돼 고덕그라시움보다 2억원 이상 비쌌던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공작 93㎡도 추월당했다. 여의도공작 93㎡ 최고가는 현재 17억5000만원으로 고덕그라시움보다 5000만원 낮다.

이는 과거 고덕주공과 고덕시영 등 노후 단지가 즐비했던 고덕지구가 재건축이 대부분 완료되며 강남권 신흥 주거단지로 주목받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덕주공1단지(고덕아이파크)를 시작으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시영)와 고덕숲아이파크(주공4), 고덕그라시움(주공2), 고덕센트럴아이파크(주공5),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주공7), 고덕아르테온(주공3), 고덕자이(주공6) 등이 줄줄이 탈바꿈에 성공했다. 특히 신축 아파트 선호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강남권에서 신축아파트가 부족했던 영향도 이유로 꼽힌다.

또 중앙보훈병원역에서 5호선 고덕역을 거쳐 고덕강일1지구까지 4개 역을 신설하는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이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고덕에서 삼성중앙, 신논현까지 9호선을 이용해 한 번에 닿을 수 있다. 이 노선은 추후 하남을 거쳐 남양주까지 이어질 계획이어서 광역 교통망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역세권 교통망 확충과 같은 어젠다들이 결국은 강남권 신축 아파트값 강세로 작용한 것"이라면서 "다음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 경남 통합 재건축)의 분양이 이뤄지는데,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은데도 청약 결과가 좋다면 후행하는 사업장들도 기대감을 가지며 강남권 강세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