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29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원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 WHO 조사팀 13명은 14일 우한에 도착해 전날까지 14일간 격리 기간을 거쳤다. WHO 조사는 2019년 12월 우한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집단 발병한 지 1년 이상 지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현장 조사 기간은 2주에 불과해 조사팀이 새롭게 알아낼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WHO 발표에 따르면, 조사팀은 29일 중국 측 조사팀을 직접 만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논의한다. WHO 조사팀 중 한 명인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의료센터 소속 마리온 쿠프만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줌 화상회의로만 봤던 (중국 측) 동료들과 드디어 대면 만남을 갖는다"고 했다. WHO 조사팀은 중국 입국 후 격리 기간 중국 측 조사팀과 화상회의를 하며 중국의 사전조사 내용 등을 검토했다.
WHO는 조사팀이 폐렴 집단 발병이 처음 보고된 우한 화난수산시장과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우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실험실, 감염자 입원 병원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초기 확진자 일부와도 접촉해 인터뷰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벤 엠바렉 WHO 조사팀장은 "화난수산시장이 폐쇄됐지만 전문가들은 그곳에 여전히 보고 경험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환경을 직접 보면서 초기 발병 사례를 재구성하고, 그곳에서 거래된 동물과 제품 기록을 찾고, 당시 그곳에 있었던 상인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2월 31일 폐렴 집단 감염을 처음 발표하면서 감염자 대부분이 화난수산시장 상인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선 일반 해산물뿐 아니라, 생가금류와 야생동물도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등은 이번 WHO 전문가팀의 조사가 코로나 기원 규명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 본다. 불과 2주간의 현장 조사로 무엇을 알아내겠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사팀의 중국 측 데이터 접근에 제약이 클 거란 우려가 나온다. 조사팀의 테아 피셔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사와 (코로나) 기원 추적의 성공은 100% 관련 자료 접근에 달려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협조와 지원 없이는 충분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중은 WHO의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앞서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에서 코로나 대유행 기원에 대해 견고하고 명확한 국제 조사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했다. 이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온갖 가정과 부정적 추측, 말·행동 해석의 정치화는 적절치 않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