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가 업종 특성이 비슷한 영화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적용받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저녁시간 한 차례 공연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두 칸씩 띄어 앉아야 하는 수칙을 따를 경우 큰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작년 9월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 상영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좌석 간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있다.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공연장에서는 관객들 사이에 좌석을 두 자리씩 비워야 한다. 반면 영화관의 경우 좌석을 한 칸씩만 띄어 앉으면 된다.

공연장 '좌석 간 띄어 앉기'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 1단계에서는 좌석 간 띄어 앉기가 없고, 1.5단계에서는 동반자 간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한 칸씩 띄어 앉아야 하며, 2.5단계에서는 좌석 간 거리가 두 칸이어야 한다. 3단계에서는 공연장 운영이 아예 금지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장의 경우 영화관에 비해 더 엄격한 띄어 앉기 수칙을 적용받지만, 영업 시간에 대한 규제는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화관은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다른 다중이용시설과 마찬가지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반면 공연장은 시간 제한 없이 오후 9시 이후에도 공연이 진행된다.

그러나 공연계는 이같은 방역 수칙이 공연장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주장한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오후 9시 이후에도 공연장 운영이 가능하다지만, 하루 네다섯편 이상의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과 달리 공연장에서는 평일 하루동안 단 한 차례만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며 "두 칸씩 띄어 앉기를 하면 전체 좌석의 30% 밖에 채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연장은 이미 제작된 영상을 상영하는 영화관과 달리 하나의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최소 100~300명에 이르는 스태프들이 참여한다"며 "전체 제작비에서 60% 가까이가 인건비로 소요되는데, 두 칸씩 띄어앉기를 하면 공연을 하면 할수록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리두기 2.5단계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많은 공연이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개막은 다음달 1일로 연기됐고, 지난해 11월 시작해 한달 만에 막을 내려야 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역시 다음달 1일까지 중단 기간이 늘어났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뮤지컬 장르 매출액은 전년보다 90% 이상 줄었다.

견디다 못한 공연계는 단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뮤지컬 업계 종사자들은 지난 19일 '한국 뮤지컬인 일동' 이름으로 발표한 호소문에서 "지난 1년간 공연 취소와 중단으로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본업 대신 일용직으로 생계를 위한 사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칸 혹은 두 칸씩 띄어 앉는 지침을 '동반자 외 거리두기'로 재정립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