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재판 시작 전부터 내내 긴장된 표정이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선고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짧게 표한 뒤 서울고등법원을 벗어났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 시작 약 10분 전 피고인석에 착석한 이 부회장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변호인들과 짧은 대화를 나눌 때 외에는 두 눈을 계속 질끈 감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가 핵심 내용을 읊을 때마다 바닥을 응시하거나 눈을 감았다.
특히 재판부가 "삼성준법감시제도가 실효성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양형조건에 참작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피고인 이재용에 대해서는 실형선고 및 법정구속이 불가피하다"고 말하자, 이 부회장은 마른기침을 하며 두 눈을 크게 뜨고 검사석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윽고 재판부가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판단 설명을 마치고 선고 주문을 코앞에 두자, 이 부회장은 또다시 두 눈을 감았다. 실형이 선고된 이후 재판부가 "형소법 72조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변명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했지만 이 부회장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 절차에 들어가자 이 부회장은 한숨을 내쉬고 바닥을 응시했다. 방청석에서는 우는 소리도 들렸다.
특검이 법정에서 구속영장 집행을 마치자, 이 부회장은 두 손을 모으고 피고인석에 가만히 서 있었다. 변호인 측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 부회장 곁을 지켰다.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은 선고 이후 기자들을 만나 "재판부의 판단은 유감"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태평양 이인재 변호사는 "이 사건은 본질이 전 대통령 직권남용으로 기업이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이라며 "그런 본질을 우리가 고려해볼 때 재판부의 판단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상고 계획에 대해서는 "우선 판결문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한 뒤 서울고법을 벗어났다.
이 부회장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비용,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 지원 명목으로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 부회장 선고 소식에 법원 앞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이재용 구속" "만세"라고 하는 등 환호했다. 그러자 또 다른 시민이 이들을 향해 "뭐가 그렇게 좋냐"고 따지는 등 물리적 충돌이 생기면서 청사 앞이 일대 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