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 밑돌자 개인 달러예금 7.3억달러 증가
'서학개미'에 증권사서 달러 빠져…기업 달러예금 2억달러 ↓

우리나라의 개인 달러화 예금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하자 개인투자자가 대거 '달러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반면 기업 달러화예금의 경우 개인들이 해외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면서 되레 감소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0년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거주자 달러화예금 잔액은 800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폐감별실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그 중 개인 달러화예금 잔액은 177억8000만달러로,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대비로는 7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1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95.13원으로 전월대비 1.9% 하락한 영향이다. 달러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개인들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달러화예금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업 달러화예금은 2억달러 감소한 743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로 증권사에서 달러화예금이 줄었는데, 이는 개인 해외주식 매수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은 942억달러로 5억9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1년간 147억6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