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사진)이 이끄는 핀테크업체 앤트그룹이 사업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천위루(陳雨露) 인민은행 부행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앤트그룹이 금융 당국의 지도 아래 규범 정비 업무팀을 만들고, 사업 개편 일정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천 부행장은 "앤트그룹이 업무 연속성과 정상적 기업 경영을 유지하고, 금융서비스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금융 당국도 앤트그룹과 긴밀히 감독 관리, 소통 중이며, 관련 업무에 진전이 있으면 곧바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초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규모인 약 340억 달러(약 38조원)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갑작스런 제동으로 연기된 상태다. 마윈이 지난해 10월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을 향해 '위험 방지'만 앞세운다고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직후다.
인민은행 등은 지난달 앤트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준법 의식이 희박하다"고 공개 질타하면서 '5대 개선 요구' 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앤트그룹이 과도한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전자결제 업무 외에 대출, 보험·금융상품 판매 등으로 확장하는 것을 막고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5대 요구에는 ▲지불 본연으로 돌아와 투명도를 높이고 불공정 경쟁을 하지 말 것 ▲법에 따라 영업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개인 신용평가 업무를 수행할 것 ▲위법한 대출, 보험·투자상품 판매 등 금융 활동을 시정할 것 ▲금융 지주사를 설립하고 충분한 자본금을 유지할 것 ▲규정에 따라 자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