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작년 1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음성 주문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 홈 서비스를 다음달부로 종료한다. 말로 쇼핑을 하는 보이스 커머스의 테스트 베드(실험장) 역할을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이용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작년 1월 선보인 음성 주문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 홈’.

15일 롯데쇼핑은 샬롯홈 서비스 고객들에게 2월 7일부로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와 AS(사후관리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샬롯홈은 디스플레이 기능이 포함된 AI 스피커다. 겉으로 보기엔 태블릿 PC와 비슷하고 인터넷 검색, 유튜브, 타이머 기능이 있다. 여기에 음성 인식이 가능한 AI 스피커가 추가로 탑재 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롯데쇼핑은 샬롯홈 이용자들이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리아 제품을 추천 받거나 주문할 수 있게 했다. 롯데홈쇼핑을 TV로 보다가 "지금 방송중인 제품 보여줘"라고 말하면 샬롯홈이 주문 가능한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식이다.

회사 측은 샬롯홈을 국내에서 시작 단계인 보이스 커머스 채널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실험장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임직원 가족들과 VIP 고객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선보인 뒤 일반 판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 종료하기로 했다.

국내 음성 인식 기능이 이용자의 모든 언어를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 되지 않은 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빠르고 정확한 주문이 가능해 많은 이용자들이 샬롯홈을 쇼핑 보다는 태블릿 PC로 이용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샬롯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45만원이지만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 시장에서 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롯데쇼핑 측이 "유튜브, 시계, 알람, 타이머 서비스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AS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아 고장나도 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측은 "보이스 커머스 시장은 당장 진출해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객에게 제공한 스피커에 대해선 회수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