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번째 펀드 투자서 90% 넘는 수익 거둬
수익금에 약간 돈 보태 '한국판 뉴딜 펀드' 5개 투자
삼성전자 비중 낮아지고 중소·중견기업 등장
文대통령 현장 방문한 '더존비즈온'도 포함

문재인 대통령이 생애 두 번째 펀드 투자를 '한국판 뉴딜 펀드'로 정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8월 생애 첫 번째 펀드 투자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인 '필승코리아펀드'에 한 뒤 1년5개월만에 9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두며 성공했다. 필승코리아펀드는 보유 자산의 25% 이상을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두 번째 투자 대상인 5개 펀드는 삼성전자 보유 비중이 적고 중소·중견기업에도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 26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 영업부 창구에서 '필승코리아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문재인 펀드' 1호, 삼성전자 비중 26%

문 대통령은 2019년 8월 26일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영업부 창구를 찾았다. 한 달 전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실시하자, NH아문디자산운용이 국내 소부장 기업을 응원하겠다며 만든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은행 직원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일체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펀드로 1년5개월만에 4000여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식시장이 얼어붙었을 때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으면서 9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펀드는 지난해 12월 1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26.09%), SK하이닉스(4.16%), 삼성SDI(4.05%), 삼성전기(2.64%), 현대차(2.23%) 등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5만~6만원대에 거래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11~12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9만원도 돌파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과 함께 문 대통령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동 건설 현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새 '문재인 펀드' 종목, 펄어비스·더존비즈온 등

문 대통령은 전날(12일) 필승코리아펀드 수익금 환매를 신청했고, 오는 15일 입금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관련 5개 펀드에 각 1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15일에 투자할 예정인데, 약간 모자라는 금액은 신규 투자금으로 충당한다.

문 대통령이 고른 5개 펀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등 주식형 펀드 세 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BBIG K-뉴딜 ETF',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 등 상장지수펀드(ETF) 두 개다. 문 대통령은 주식형 펀드 세 개는 온라인퍼드슈퍼마켓인 한국포스증권을 통해서 가입한다. ETF에 가입하기 위해 위탁계좌를 개설할 증권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신규 가입할 '문재인 펀드 2~6호'에 대해 "디지털·그린 분야, 중소·중견기업 투자 여부 등을 적절히 감안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8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 기업 더존비즈온을 방문해 직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지난해 9월 설정됐다. 청와대는 "중소·중견기업에 65.9% 정도를 투자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미래차 등 디지털 플랫폼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일 기준으로 이 펀드 주요 보유 종목은 네이버(9.16%), 다나와(9.00%), 한솔케미칼(8.61%), 티와이홀딩스(8.08%), 케아이아엔엑스(5.51%) 등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07%다.

'KB코리아뉴딜펀드'는 지난해 10월 설정됐다. 청와대는 "중소·중견기업에 18.1%를 투자하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와 그린 사회 전환 수혜가 예상되는 유망 업종과 기업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은 이 펀드에 대해 "정책 지원 및 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기준 주요 보유 종목은 삼성전자(7.62%), 카카오(7.40%), LG화학(6.95%), 네이버(5.16%), 한화솔루션(4.28%) 등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8.85%다.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는 2019년 1월 설정됐다. 청와대는 "환경·사회·경제적 책임(SRI)을 다하는 기업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에도 10.4%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RI'라는 단어에서 드러나듯, 기업의 재무적 요인 외에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여부 등을 함께 분석해 투자하는 펀드다. 주요 보유 종목은 지난해 11월 2일 기준 삼성전자(21.16%), 현대모비스(4.24%), SK하이닉스(3.47%), LG화학(3.24%), 현대차(3.17%) 등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3.11%다.

'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BBIG K-뉴딜지수'와 연동돼 가격이 산출된다.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이날(13일) 기준 구성 종목은 SK이노베이션(12.49%), 삼성SDI(11.01%),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10.00%), 셀트리온(8.84%), LG화학(8.80%) 등이다. 코로나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이 포함돼 있는 점이 눈에 띤다.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현장 일정으로 방문한 데이터·AI(인공지능) 전문 기업 더존비즈온(7.77%)도 이 펀드에 편입돼 있다.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는 'FnGuide K-뉴딜 디지털 플러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만든 ETF다. 한국판 뉴딜 정책이 미래 성장 주도 산업으로 정한 'BBIG' 종목들에 주로 투자한다.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SDI(11.59%), 카카오(10.78%), LG화학(10.26%), 셀트리온(9.50%), 엔씨소프트(9.4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