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축구장 면적 1700배가 넘는 산림 1260헥타르(1200만㎡)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속초 산불 사건과 관련해 1년 9개월만에 한국전력공사 직원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업무상 실화와 업무상 과실치상,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 한전 속초지사장 A(60)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2019년 4월 4일 오후 7시17분쯤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산에서 불이 나 속초시 도로 버스를 태우고 있다.

A씨 등은 전신주를 방만하게 관리해 전선이 끊어지면서 전기불꽃을 발생, 산불을 내 899억원의 재산 피해와 산림 1260헥타르 소실, 주민 2명에게 약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하도급 업체 관계자 2명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현장검증, 영상 감정과 포렌식, 한국강구조학회 감정의뢰 등 과학수사를 통해 하자 방치를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전선을 단단히 붙들어 놓기 위해 사용되는 금속 장치인 '데드엔드클램프'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 수사 결과 피고인들은 화재 전신주 위치가 점검·관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이설 공사에 착수하고도 수년간 방치했다.

이들은 전선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내부 지침과 본사 지시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화새 전신주에 대한 점검을 빠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전신주 전선이 90도로 꺾여있어 육안으로도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데드엔드클램프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5일 오전 전날 고성 산불의 발화지로 추정되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전신주 모습.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색 원)이 검게 그을려 있다.

화재 발생후 확인 결과 데드엔드클램프 6곳 중 3곳 내부에 새 둥지가 있었고, 화재 전신주의 데드엔드클램프에는 볼트와 너트 사이에 필수적으로 체결돼 있어야 할 부품이 체결돼있지 않았다.

또 데드엔드클램프로 고정된 전선 내 강선 1가닥과 소선 4가닥은 이미 절단돼 2018년 2월부터 전선이 90도로 꺾인 채 위태롭게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 등의 부실한 관리로 남은 소선 2가닥마저 마모 피로현상으로 끊어진 후 전신주와 접촉하면서 불꽃이 발생했고, 낙엽과 풀 등으로 옮겨붙어 산불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2019년 4월 4∼6일 고성·속초(1260헥타르), 강릉·동해(1260헥타르), 인제(345헥타르)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4000개가 넘는 해당하는 2865헥타르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재산 피해액은 총 1291억원에 달하고 이재민 658가구 1524명이 발생했다.
571억원에 달하는 국민 성금이 모금되는 등 국민적으로 관심이 집중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