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등 기업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강 전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강 전 회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STX조선해양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만들어진 허위 재무제표로 2조6500억원 상당의 사기 대출과 회사채 부정발행을 한 혐의로 2014년 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은 강 전 회장의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중 5851억원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이 STX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모씨 등과 공모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STX조선해양이 2007년부터 환 헤지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가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시도한 것으로 봤지만,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이 환 손실에 대해 자세한 보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고, 강 전 회장은 석방됐다. 이후 검찰과 강 전 회장 측이 모두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왔다.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의 원심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STX조선해양의 2008~2012년 회계연도 결산과 관련해 강 전 회장이 CFO였던 김모씨와 공모한 것이 아니라 CFO가 환헤지 손실을 감추기 위해 단독으로 회계분식을 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만 하다"며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강 전 회장과 CFO가 공모했다는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들은 그대로 확정됐다. STX중공업으로 하여금 STX건설 회사채(CP)를 매입하게 해 STX중공업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 STX건설 지원을 위해 공사 선급금을 가장지급한 혐의, STX포스텍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 등은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