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도 CES 참석한 화웨이, 올해는 불참
中 기업, 올해 205곳 참석…전년보다 85% 급감
TCL·하이센스 정도 참가, 美·韓 중심으로 변모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에 미·중 기술 패권전쟁의 중심에 있는 화웨이가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CES에서 나란히 부스경쟁, 신제품 출시경쟁을 해 왔던 화웨이가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이다.

CES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커 ‘중국전자쇼(China Electronics Show)’라고 불렸던 데서 크게 후퇴했다. 올해 CES는 미국 동부 현지시각으로 오는 11일부터 나흘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지난해 규모를 줄여서 CES 2020에 참가했던 중국 화웨이는 올해는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엑스포의 화웨이 부스.

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는 CES 2021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CES는 참가기업들이 1년 전부터 부스를 확보해놓는다"며 "화웨이 미국법인이 부스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해 참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아예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열린 CES에서도 이렇다 할 신제품 출시 없이 이전보다 30%가량 작은 부스를 운영했다.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메이트X’를 전시하는 정도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초강력 제재를 받아 스마트폰·통신장비 등에 들어갈 최신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ES 2021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이번 CES 중국 참가기업 수는 총 205곳으로 지난해(1368곳)보다 85%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중국 가전업체인 TCL·하이센스 정도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올해 560곳이 참석하고 한국은 338개사로 그뒤를 이을 전망이다.

중국 기업은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인 1551개사가 CES에 참가, 대규모 전시장을 운영하며 미국 등 선진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화웨이·바이두 경영진이 CES 주요 키워드를 좌지우지하는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CES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쇼 ‘MWC(Mobile World Congress)’,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CES가 이 중에서도 참가기업, 방문자 수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데다 1월이라는 전시회 개최 일정 특성상 연간 전략 신제품이 쏟아진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중국 기업들은 CES 참가를 자제하거나 참가하더라도 규모를 크게 줄였다. 미·중 무역분쟁이 기술패권으로까지 불붙으면서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수위가 점점 더 거세지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CES 주관사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