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어 LG유플러스도 4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SK텔레콤, 3만원대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신청서 제출

통신사, 5G 가입자 증가 기대하지만 실적 악화 고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5G) 요금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하반기 KT가 먼저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며 요금 경쟁의 신호탄을 쏜 데 이어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잇따라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는 것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5G 가입자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며 올해 2000만 5G 가입자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5일 LG유플러스(032640)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U+ 4만~5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2종이 출시된다. 이번에 신설되는 5G 요금제의 특징은 가격이 저렴해지고 데이터 용량은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먼저 오는 11일 출시되는 ‘5G 슬림+’ 요금제는 월 4만7000원에 5G 데이터 6GB를 쓸 수 있다. 데이터 제공량 소진 후에는 400Kbps의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선택약정을 적용할 경우 월 3만5250원으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기존의 ‘5G 라이트’ 요금제는 29일부터 기본 제공 데이터를 33% 늘린 ‘5G 라이트+’로 새롭게 탄생한다. 월 5만5000원에 9GB를 쓸 수 있던 5G 제공량이 월 12GB로 증가한다. GB당 4583원으로 5만원대 이하 5G 중저가 요금제 중 최저 수준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데이터 소진 시 1Mbps의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선택약정할인 시에는 월 4만125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혁신그룹장(상무)은 "중저가 요금제 신설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하고 동시에 5G 시장을 보다 확산시키고자 했다"면서 중저가 요금제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신규 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월 3만원대에 데이터 9GB, 5만원대에 데이터 200GB를 주는 온라인 요금제 2종이다.

기존 5G 요금제보다 30%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통신 3사 5G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하지만, 일반 요금제에서 받을 수 있는 멤버십 혜택 등은 제외된다. 특히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만큼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을 수 없다.

KT광화문빌딩에 위치한 대리점에서 5G 요금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매월 각각 5GB·1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세이브(4만5000원), 5G 심플(6만9000원)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가입자 비중은 높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요금제 가격이 낮아지면 5G 단말기 할인 비율도 낮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출시되는 대다수 5G폰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실제 KT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8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80% 이상에 달한다.

KT 관계자는 "5G 세이브와 심플 요금제는 이용자 편의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출시한 요금제"라며 "지난해 10월에 출시한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가시적 효과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시장의 요구로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통신사들의 본심은 복잡하다. 매분기 통신사 실적은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중저가 요금제를 통한 가입자 확대도 중요하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해야 영업이익을 증가시키고 5G 투자 비용을 빨리 회수할 수 있다.

(왼쪽부터)SK텔레콤 을지로 사옥, KT 광화문 사옥,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는 아직 8만원대 이상 요금제에 선약이 주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이 위축되고 자급제폰 구매 후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를 가입하는 고객도 느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5G 요금제는 필요하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선 중저가 요금제를 더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의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소비자들에게 분명 희소식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떨어지는 5G 품질에도 불구하고 높은 요금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기 때문이다.

기존에 가장 저렴했던 5G 요금제가 5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소비자들은 약 1만원 가까이 저렴하게 5G 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가입자 비중이 높은 LTE 데이터 요금제도 약 3~4만원대였던 만큼 5G 요금제로 전환하는 데 있어 심리적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1093만2363명이다. 연내 5G 가입자 1200만명은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통신업계가 연초 기대했던 1500만 달성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신업계에선 올해 중저가 요금제 출시와 함께 더 다양한 가격대의 5G폰 출시로 2000만 가입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