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개막 후 '사업총화보고'로 신년사 대체할 수도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로 새해 첫 날을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31일 나왔다.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당대회 참석자들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30일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8차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이미 평양에 도착해 실무준비에 착수했으며, 기록영화와 미술전시회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8차 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재룡 당 부위원장이 30일 대회에 참석할 대표자들에게 '대표증'을 수여했다. 참석자들의 평양 도착은 지난 29일 이전일 것으로 보인다.

당대회에 참석하는 대표자들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는 것은 당 대회가 곧 열린다는 뜻이다. 북한 전역에서 선발된 수천명의 대표자들이 평양에 머무르면서 대회 준비를 하는 기간은 사나흘 안팎이다. 2016년 제7차 당 대회(5월 6~9일) 때도 참석자들은 대회 나흘 전인 5월 2일 평양에 도착했다. 이튿날 북한 매체들이 이를 보도했다. 북한 주요 정치행사 참석자들의 평양 집결은 통상 하루나 이틀 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번 8차 당대회는 새해 첫날 개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격적인 이벤트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통치 스타일상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새롭게 전진하겠다는 각오로 신년 첫날을 개회날짜로 선택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북한은 지난 10 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도 자정에 실시했다.

이 경우, 김정은이 당 대회 첫날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로 신년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도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12월 28~31일) 보고로 대신했다.

김정은은 당대회 보고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새로 들어서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 체제 수호에 기반한 대남·대미 노선과 정책을 선언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7차 당 대회 보고에서는 '경제·핵무력 병진'을 항구적 전략노선으로 선언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했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30일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북한 8차 당대회 개최 관련 참고자료'에서 "8차 당대회 규모는 7차 당대회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에는 당대회 대표자 3667명, 방청자 1387명 등 총 5054명이 참가했다. 당대회 개최 장소는 동절기라는 점과 예상 규모를 감안할 때 7차 당대회 장소였던 평양의 4·25문화회관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부는 8차 당대회 전후로 군중 동원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규모는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지난 26일(현지시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대형을 이뤄 '결사옹위' 글자를 만드는 등 당대회 행사 리허설을 준비 중인 듯한 위성사진이 찍혔다고 전한 바 있다.

8차 당대회의 예상 의제와 관련해,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가 격상·강화될 가능성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새로운 지위가 부여되는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으로 대남·대미 등 대외 입장을 전향적으로 변화할지에 주목하면서 "미국 신행정부를 의식한 온건 기조의 대외 메시지 전달과 자주·평화·친선 국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