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인 일가족이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정부는 여전히 외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는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가족 3명의 코로나19 검체에 대한 전장유전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외 입국자 중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된 첫 사례다.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는 유럽 뿐 아니라 중동, 아시아, 호주, 북미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등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다.
변종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 아직 100%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 사람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입국 금지와 같은 강도높은 조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회사원 박모(32)씨는 "백신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확산되면 모든 경제활동이 올스톱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이번에는 좀 빨리 대책을 강구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주부 김모(57)씨는 "변종 바이러스 국내 유입 소식에 불안해서 밖에 돌아다니지도 못 하겠다"며 "한달 만이라도 해외 입국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영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 운항을 지난 23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미 변종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 중인 상황에서 해당 조치 만으로는 국내 유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외국인 입국금지 대신 기존 입국관리 절차를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브리핑에서 외국인 입국금지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외국인 입국관리절차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현 제도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강화된 조치를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고위험국가에서 들어오는 경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격리면제 없이 14일간 격리하고 있다"며 "들어올 때 한 번, 격리가 끝날 때 한 번 더 '이중 체크'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 확인 후 즉각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들어간 일본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은 변종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28일부터 1월 말까지 잠정적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미루고 있어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인데 변종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 지금까지 방역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 입국금지 같은 강도 높은 조치가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