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공자가주택 확대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자산 불평등이 커진 것을 겪게 된 무주택자들이 뒤늦게라도 자가 주택을 소유하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른 것인데, 이를 충족할만한 대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현 LH 사장)와 함께 단층 세대 임대주택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공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자산 불평등에서 주택의 역할' 보고서에서 "주택 보유여부에 따라 총 자산의 불평등도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8년 지니계수(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측정한 총자산불평등도는 0.5613으로 소득불평등도(0.3508)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가구 소득의 불평등보다는 총 자산의 불평등이 크다는 뜻이다. 0~1 범위에서 정해지는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부동산자산이나 주택자산, 거주주택자산의 불평등도는 0.6418~0.6497로 소득불평등의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결론으로 "주택보유여부가 자산불평등도에 기여하는 바가 크므로 무주택자가 접근 가능한 저렴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실수요자 위주의 지원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택가격이 상승할 경우 자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지속하여 자산 불평등이 사회 불평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유권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주택보다는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확충 방안을 주로 내세웠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은 주거 복지를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면서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자가주택의 경우에도 새로운 형태의 공공주택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변 후보자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주면 환매조건부 등 공공자가주택을 시세의 60% 또는 절반 수준으로 공급해 주거 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뀐다"고 했다. 그는 용적률 상향을 통한 역세권 개발을 언급하면서도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역시 공공자가주택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변 내정자는 "적절한 개발이익환수 장치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공급 확대만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공공 재개발과 재건축이 가장 적극적인 수단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공공주택 확충을 전제로 한 개발에만 힘을 실은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등 집값 상승으로 자산 불평등 격차가 심해진 현재 상황을 변창흠 후보자의 해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내집'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남의 집'인 공공임대주택이나 시세 차익 환수를 목표로 한 '반만 내 집'인 공공자가주택으로는 자산 불평등을 해결할 수 없고, 결국 주택 수요도 줄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은 주거복지 확충 차원에서 펼치되, 최근 극심해진 집값 상승, 전세값 상승, 그로 인한 자산 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민간 개발 활성화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도와주는 정책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최근 집값 상승은 실수요자 때문에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부족한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고 이를 소유하게 해서 자산 불평등도를 낮춰주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시장이 원하는 방식의 주택 공급이 아니라면 호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이론이 근간이 아닌, 시장 수요를 근간으로 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