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점유율 TSMC 55.6%, 삼성전자 16.4%로 전망… 39.2%P 差
지난해 1분기 29%P差로 근접이후 격차 더 벌어져
미세공정 시장 성장 기대… "TSMC·삼성전자 수혜 있을 것"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위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약진이 절실한 삼성전자가 이 분야 1위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때,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29% 포인트까지 줄었지만, 올 4분기 39% 이상 벌어지면서 다시 격차가 생겼다.

TSMC 제공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기준)은 1위 TSMC가 55.6%, 2위 삼성전자는 16.4%로 예상된다. 점유율 차이는 39.2% 포인트로 이는 전 분기 36.5% 포인트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지난 2분기 때는 TSMC 51.5%, 삼성전자 18.8%로 32.7% 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TSMC가 삼성전자를 뿌리치고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TSMC와의 점유율을 가장 좁힌 때는 지난 2019년 1분기다. 당시 TSMC 49.2%, 삼성전자 19.1%로 29% 포인트차가 있었다. 4분기 점유율 격차 39.2% 포인트(추정치)는 최근 2년간 가장 큰 격차다.

매출 증가율로 보면 삼성전자는 TSMC를 앞선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4분기 파운드리 매출을 37억1500만달러(약 4조1184억원)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분기대비 25% 성장한 수치다. TSMC는 4분기 125억5500만달러(약 13조9159억원), 전년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파운드리 10대 매출사의 4분기 총 매출은 전년동기 18% 증가한 217억달러(약 24조566억원)로 전망됐다. 매출 기준 점유율 3위는 대만 UMC(6.9%), 4위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6.6%), 5위는 중국 SMIC(4.3%)이 각각 차지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파운드리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본다. 특히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 분야에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경기 평택캠퍼스 전경.

트렌드포스는 "TSMC는 5G·HPC용 7나노, 5나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10나노대 이상 구세대 공정에서도 수요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늘어나는 스마트폰용 SoC와 HPC용 칩셋 수요를 맞추고, 극자외선(EUV)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5나노 공정 기반의 제품 생산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용 SoC 개발, 2.5D 첨단 패키징 용량 증가로 이후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EUV 장비 확보는 TSMC가 삼성전자보다 빠른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올 연말 기준 TSMC는 40대, 삼성전자는 18대의 EUV 장비를 갖고 있고, 내년에는 TSMC가 30대, 삼성전자가 10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모든 미세공정을 TSMC가 소화할 수 없는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낙수효과 역시 기대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SMC가 7나노 이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고객 수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라고 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고객 수 증가와 생산능력 확대로 비메모리 관련 매출이 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성장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