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지난달에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선보이고 현지 진출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중국에 이어 유럽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종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기도 하다. BMW·벤츠·렉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느냐, 가성비 좋은 브랜드에 그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선 셈이다. 올해 출시된 G80·GV80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얻고 있지만,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선 '플러스 α'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남다른 기술력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시장 진출을 코앞에 두고도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차 내부에선 구체적인 진출 시기와 마케팅 전략, 생산 방법 등을 아직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자국 기업 선호도가 높은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선 제네시스나 현대차를 구입할 이유가 많지 않다. 독일차들에 비해선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고, 중국차에 비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한국에서 차량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중국 현지에 생산망을 구축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수입차에 대해 2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제네시스 차가 동급 독일차에 비해 더 비싸질 수도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차 이미지를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지도 애매하다. 수년간 현대차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라고 소개한다면 이같은 설명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먹히겠냐는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성공한 모범 사례로는 렉서스가 꼽힌다. 도요타는 렉서스 브랜드를 내놓기 전, 미국 시장에서 '럭셔리'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부자들이 어떤 자동차 브랜드를 선호하고 자동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수년간 집요하게 연구해왔다. 차에서 골프채를 꺼내는 모습, 트렁크에 식료품을 담는 모습, 모피를 입은 여성이 차에 오르내리는 모습 같은 것들 말이다.

제네시스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기술력은 물론, 치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제네시스만의 +α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제네시스는 결국 현대차일 뿐'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