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대량 보급이 시작됐으나 백신 관련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면 주가가 추락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둔 일부 백신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 플랫폼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제약회사 화이자는 15일 기준 38.71 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 보급이 시작된 8일 42.56달러에 장을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52주 최고치를 경신한지 일주일만에 주가가 약 9% 하락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텍도 8일 128.11달러를 기록한 이후 111.20달러로 13.19% 하락했다.

8일(현지시각) 영국 코번트리 대학 병원에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다른 백신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8일 FDA의 승인을 앞둔 모더나 주가도 15일 147.22달러를 기록하면서 일주일 전보다 13.32% 하락했다. 지난 8일 모더나의 주가는 169.8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이미 다수의 국가에서 승인이 예상되는 백신주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의 백신은 영국, 미국,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싱가포르 등이 승인했다. 모더나도 FDA가 "코로나19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승인 윤곽이 잡혔다.

다만 아직 승인을 앞둔 백신주는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첫 보급되는 아스트라제네카는 8일 영국에서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고 FDA로부터 효과성과 부작용 관련 지적을 받았다. 이로써 FDA의 승인 심사 시기도 2월로 미뤄졌다. 만약 내년 2월 FDA의 승인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현재의 악재가 미래의 호재로 변할 수 있다.

서근희 대신증권(003540)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화이자나 모더나 등 이미 성과가 나온 백신주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고 본다"면서도 "아스트라제네카는 FDA 승인이 추가 상승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 8일 나스닥시장에서 54.72달러를 기록한 이후 15일 50.83달러로 7%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 42조원 인수건으로 인한 비용 출혈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하락세라고 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FDA 승인을 받을 경우 국내에선 SK케미칼(285130)의 선전이 기대된다.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서근희 연구원은 "국내에선 CMO 계약을 맺은 기업 위주로 추가 상승 여력이 기대된다"면서 "국내에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 중인 곳은 불확실성이 커서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