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가 기관 투자자 덕분에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로 마감했다. 기관은 나홀로 1969억원을 사들였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371억원, 441억원을 내다 팔았다. 장 초반부터 기관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받아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6.82포인트(0.25%) 오른 2763.64에서 출발했다.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장중 2781.08까지 오르며 최고점에 가까워 지기도 했다. 다만 외국인이 일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물을 내놓는 등 차익 실현에 나서 지수 상승분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달 거침없는 순매수를 보여줬던 외국인은 3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외국인은 총 유가증권시장에서 7835억원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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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도 이날 1% 가까이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8포인트(0.90%) 오른 939.65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835억원을 팔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31억원, 628억원을 사들였다.

이날 국내 증시 상승은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덕이 컸다. 미 의회의 초당파 의원들이 신규 부양책 관련 쟁점이 큰 방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 두 가지로 나눈 법안을 제안하면서 협상이 다시 진전되는 양상이다. 미 뉴욕증시도 이로 인해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5%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체로 한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미국의 추가 부양책 관련 협상 내용을 기다리며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는 현지 시각으로 16일까지 열린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주요한 대응에 비해서는 미세조정 성격이 크지만 시장의 관심은 연말 종료될 부양책을 이어갈 추가적인 재정정책 소식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소식도 미 증시에 훈풍을 불어 넣어 코스피지수에 영향을 줬다. 시장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 긴급사용승인 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한 검토보고서를 주시했다. 모더나 백신이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게 되면 지난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미국에서 사용 가능한 두 번째 백신이 된다.

종목별로는 제지 관련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자 영풍제지(006740)·신풍제지·무림페이퍼(009200)·대양제지(006580)등이 5~15% 오르며 수혜주로 떠올랐다. 확진자 증가로 배달·택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주도 강세였다. 링네트(042500)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알서포트(131370)·소프트캠프(258790)등도 일제히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