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보전 대출도 한도 거의 소진… 31일 일괄 판매 중단
신용보증기금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만든 신속·전액 보증 제도를 당초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나 자금 소진으로 조기 마감한다. 잇단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신보 보증을 비롯해 1차 이차보전 대출 등 정책금융상품 한도가 속속 소진되고 은행권 신용대출까지 까다로워지면서 연말연시 소상공인들의 자금 경색이 더욱더 심화될 걸로 보인다. 이차보전 대출은 금융기관이 저리로 돈을 빌려주면 지방자치단체가 금융기관에 이자의 차이를 보전해주는 대출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 신속·전액보증 지원'의 인터넷 접수를 오는 18일 마감하기로 했다. 접수 창구는 아직 열려있지만, "자금이 소진됐다"는 안내를 받고 접수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이미 이달 초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신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균등한 보증지원을 위해 지역별 지원 한도를 설정해 올해 말 보증재원 소진 때까지 운용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대부분 영업조직에서 한도가 소진된 상태로, 지원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본부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서 연말까지 제한적으로 추가 지원하거나, 신보의 다른 보증 상품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속·전액 보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신보가 운영해온 제도다.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영세 소상공인에 한해 최대 5000만원까지 심사 방법을 간소화해 신속 지원을 해준다.
이 제도는 당초 연매출 1억원 이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올 9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난 10월 금융위원회와 신보가 올해 말까지 이 제도를 연장하고, 지원 대상도 연 매출 5억원 이하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편성된 480억원을 더해 총 6000억원을 지원 한도로 하고 있다.
신보의 신속·전액보증 제도는 은행권에서 실시한 코로나 1·2차 대출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까지 막혀버리자, 돈 빌릴 곳 없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신보 보증 지원 제도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또다른 정책금융상품인 1차 이차보전 대출 한도도 속속 바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된 이 대출은 지난 9월 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지난 1일과 8일 각각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한도가 소진돼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현재 우리은행 99.8%, KB국민은행 87.69%, NH농협은행 83% 등의 소진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자금이 소진돼 종료된 정책금융상품의 판매를 내년에 다시 시작할지도 불투명하다. 신보 관계자는 "신속·전액보증 제도는 3차 추경예산을 재원으로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상품이기 때문에 내년도 재개 여부에 대해선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차보전 대출 역시 은행 한도가 모두 소진되지 않더라도 신보와의 협약에 따라 오는 31일 일괄 판매 종료될 예정이다.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시기에 속속 대출 길이 막히면서 소상공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 이모(48)씨는 "1·2차 코로나 대출을 받았지만 금방 소진됐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게를 닫을 수도 없어 여기저기 다른 대출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2금융권까지 손을 벌리지 않는다면 사실상 연말연시 돈 빌릴 곳이 거의 막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