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기업구조혁신펀드 등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을 계속 확대하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14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회생 여부에 따라 적절한 시기와 시간을 놓치지 않고, 적절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것은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은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 관련 투 트랙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굴러갈 기업인데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충분히 자금을 공급해 살리고, 코로나19와 무관하게 과거부터 어려웠던 기업은 구조조정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억제 정책에도 가계부채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월 단위, 연 단위가 아닌 2~3년 장기적 시계로 봐달라"며 "코로나19 자금 지원과 가계대출 억제, 서민들의 내집마련 등 세 가지 목표를 짧은 시간 안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정책 방향을 수정하기보다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는 목표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은 위원장과 기자단이 나눈 일문일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온라인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람직한 구조조정 방안과 시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기업이 회생하느냐에 따라서 적절한 시기, 시간을 놓치지 말고 적절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것은 채권단이나 금융당국이나 당연한 책무다. 175조+α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도 설명드렸다. 자금 공급은 기업 구조조정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분명히 말한다. 코로나19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굴러갈 기업인데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충분히 자금을 공급해 살리도록 하겠다. 그렇지 않고 코로나19와 무관하게 과거부터 어려웠던 기업은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투 트랙으로 하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시다시피 생각나는 기업들은 투 트랙으로 해왔다.

이제는 기업구조 혁신펀드 등 시장을 통해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계속 자금을 확대하면서 175조원+α 말고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계속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

-코로나19 금융지원 관련 연착륙 계획은.

"앞으로 코로나19 진행상황, 실물경제 동향 등을 우선 면밀히 살펴보고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하겠다. 만기연장 상환유예를 끝낼지 아니면 연장할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부실이 이연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우려가 많이 지적됐다. 그래서 금융권과 함께 그 부실이 어느 정도 되는지 건전성을 점검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위험을 선제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확충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착륙 계획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동감한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내년 3월이 됐든 언제가 됐든 끝났을 때 바로 그다음 날부터 정상화되는 게 아니고 일정한 시간을 두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두는 연착륙이 저는 필요하다 생각하고,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금융권과 협의하고 있다."

-수차례 대출억제 정책에도 가계대출이 잡히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돈이 풀리다 보니 지난 10월, 11월 가계대출 증가율이 7%까지 올라 증가세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가계부채 잡기 위해 DSR을 적용을 했는데 이것들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뺏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동의한다.

코로나19 자금 지원과 가계대출을 안정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등 어떻게 보면 안 되는 세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숙제를 저희가 안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월별로 보고 일별로 보면 세 가지 목표를 모두 맞출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다른 때는 (가계대출 증가율 조정을) 1년 단계로 봤는데, 이번에는 2~3년 정도의 호흡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2~3년 기간 안에 세 가지를 집어넣을 수 있지, 짧게 한 달 안에 세 가지를 다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 의식을 갖고 세 가지의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부동산 대출 정책 방향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지.

"코로나19라는 상황 때문에 자금은 유연하게 공급될 수밖에 없는데, 가계대출이 증가하면 회수해야 하는 문제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근본적 정책을 수정하지는 않고, 원래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는 목표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한국은행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전자지급거래 청산제도 도입으로 금융결제원이나 다른 새로운 청산기관이 생기더라도 한은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청산에 대해 운영기준 개선요청, 자료제출 요구 등을 한은이 새 기관에 요청하는 것에는 권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동안 빅테크에 대해 업무영업을 하지 않은 한은 입장에서는 오히려 빅테크에 대해 업무영업을 할 수 있는 등 한은의 업무영역이 커지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2월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마련할 때부터 오픈뱅킹이라든지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입 등에 대해 한은과 협의해왔고, 올해 3월부터 청산제도화 등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에 대해서도 실무협의를 해왔는데 주요 쟁점에서는 합의를 제대로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양 기관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이고 그때 한은의 입장이 개진되고 또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은행에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배당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금융위 의견은.

"당연히 배당은 주주가치나 자본시장과 밀접돼 있고, 금융회사의 자율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개별회사의 결정을 존중하겠다. 다만, 코로나19 관련 만기연장 등으로 인해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어 금융지주나 은행들한테 대손충당금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지난 봄부터 이야기해왔다. 그 구체적 방법론을 위해 금감원과 은행지주 차원에서 스트레스트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결과를 고려해 적정하게 배당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금감원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