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국회 출입기자단 시스템도 바꿔야"
野, "헌법정신 불편한지 정권의 나팔수 되라고 겁박"
홍익표 작년 2월 '대구경북' 봉쇄 발언 논란으로 대변인 사퇴

국민의힘이 1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 기자단을 해체하고, 국회 출입기자 시스템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에 대해 "입법·사법·행정을 장악하더니 이젠 언론마저 독재의 선전장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선전 포고"라고 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원장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으로 표결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이지만, 홍 의원은 법안 개정에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위해 발언대에 섰다.

MBC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공수처 악법을 통과시킨 그 의회 연단에 서서, 집권당 소속 의원이 '출입기자단을 해체'하거나 '언론사들이 검찰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정부는 언론자유, 법치주의 등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 영 불편하고 부담스러운가 보다"라며 "어떻게 대명천지에 자신들도 매일 마주하는 언론인을 향해 정권의 나팔수가 되라고 겁박할 수 있느냐"고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꿈꾸는 언론관이란 자신들이 맞섰다는 군사정권보다 더한, 오직 '문비어천가'를 부르는 '국영 방송 체제'임을 확인한다"며 "공적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사를 골라 말한 의도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국민 사찰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필리버스터 자리를 악용해 기자단을 모욕하고 언론 자유에 대못질한 데 대해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했다.

민주당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원의 대공 정보를 경찰에 넘기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찬성토론에서 돌연 "법조기자가 다 받아쓰기만 한다"며 "추 장관이 법조 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기자실을 해체하면 기자들 탄압한다고 할 테니까 기자실에 대한 서비스는 제공하고 어느 기자든 들어와서 취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진보 매체인 한겨레·경향부터 법조 기자단을 철수시켜라. 그 힘이 조·중·동(조선·중앙·동아)까지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 MBC가 앞장서서 법조 기자단에서 빠져라 그게 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또 국회 출입기자단 운영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국회에서 출입기자 소통관을 왜 만들어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며 "왜 기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나. 대변인을 할 때부터 이건 좀 이상하다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급증했던 작년 2월 이른바 '대구 경북 봉쇄'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그 당시 홍 의원은 오전 당정청 협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을 감염병 특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최대한의 봉쇄조치를 시행해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홍 의원의 '봉쇄'란 표현이 중국 우한(武漢) 봉쇄처럼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의 이동을 전면 봉쇄하는 것이란 해석을 낳으며 파장이 커졌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