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G4 렉스턴 인도 판매, 23대에 그쳐 흥행 저조

쌍용자동차의 대주주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가 인도에서 조립·생산해 판매하는 쌍용차 'G4 렉스턴'(현지명 앨투라스 G4)이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더이상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쌍용차와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G4 렉스턴의 인도 조립·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8년 하반기, 쌍용차로부터 CKD키트(부품이 들어간 조립용 키트)를 수입해 인도 차칸공장에서 G4 렉스턴을 생산해 왔다. 그런데 마힌드라가 현재 재고로 있는 500대 분량만 생산해 판매하고, 이후 키트 수입은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년부터 G4 렉스턴은 인도에서 단종되게 됐다.

2018년 2월 인도 델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G4 렉스턴. 왼쪽부터 아난드 마힌드라 그룹 총괄회장, 라잔 와드헤라 마힌드라 자동차부문 사장,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대표이사

마힌드라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인도의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BS6'에 맞춘 G4 렉스턴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 확대에 힘써 왔으나 판매량은 저조했다. 지난달 G4 렉스턴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23대에 그쳤다.

국내에서도 G4 렉스턴은 월별 평균 판매량이 862대에 그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다만 G4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 '올 뉴 렉스턴'은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725대의 판매고를 올린 데 힘입어 올해 처음 9000대 판매를 달성했다. 올 뉴 렉스턴은 출시 당시 일주일 만에 사전계약 포함 5500대 계약이 완료됐다.

앞서 마힌드라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쌍용자동차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만약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10일 2021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쌍용차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G4 렉스턴이 조립생산돼 온 마힌드라 그룹의 인도 차칸공장.

마힌드라는 지난해 판매 부진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감소 등에 대처하기 위해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미국 자회사인 전기스쿠터 업체 '겐제'와 2009년 인수한 호주 항공기업 '깁스랜드 에어로노틱스'에 대해서는 청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마힌드라의 지분 인수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로서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뒤를 이을 투자자로 HAAH와 교섭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 지분을 인수했다. 쌍용차는 올 3분기 영업손실이 932억원을 기록하며 1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긴급 자금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