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보다 복용 쉬워 시장 진입 늦어도 경쟁 우위 기대
대웅제약 "경증환자 자가치료 가능해져 공중방역 기여"
뉴젠, 24시간 주사 맞는 '나파모스타트' 알약으로 개량
5개社 국내 임상… "최초 되자" 신규 경쟁사도 가세

조선DB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셀트리온(068270)과 GC녹십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웅제약(069620)등 일부 후발주자들은 경구치료제(먹는 약)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포털(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대웅제약·뉴젠테라퓨틱스(뉴지랩 자회사)· 부광약품(003000)·신풍제약(019170)·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국내 5개사가 코로나19 경구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임상 추진 중인 업체도 모든바이오와 씨앤팜 등 최소 2개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업체 중에서는 미국의 머크샤프앤드돔(MSD)이 지난 10월 한국법인(한국MSD)를 통해 코로나치료제 후보 약물 ‘MK-4482’의 임상 2/3상에 들어갔다. MSD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임상을 진행중이다.

먹는 약은 병원에 내원하거나 입원해야 치료받을 수 있는 주사제와 달리 복용이 간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시판될 경우 제품의 시장성과 방역 측면의 공익성 모두 주사제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병원 감염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19 경구치료제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원래 먹는 약은 위산에 의해 분해될 수 있고 약물 전달력도 주사제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에서 주사제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주사제인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와 녹십자의 혈장치료제가 현재 국내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이유다. 그럼에도 후발주자들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방식으로 장기화될 것을 고려해, 주사제보다 시장 진입이 늦더라도 먹는 약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내는 코로나19 제 3차 유행이 진행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먹는 약과 주사제 중 더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먹는 약을 선택할 것"이라며 "또 경증환자는 병원에 갈 필요없이 자가치료를 할 수 있게 돼 바이러스 확산 위험과 의료대란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전날 임상 2상 중인 알약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며 "국내 최초 코로나 경구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뉴젠테라퓨틱스는 지난달 3일 췌장염 치료 주사제 성분 나파모스타트를 알약으로 바꾼 ‘뉴젠나파모스타트정’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종근당(185750)도 임상 2상 중인 나파모스타트는 반감기(약물 성분 분해속도)가 빨라서 24시간 수액을 맞는 형태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알려져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췌장염 치료제 시장이 작아 따로 알약으로 개발하기는 어려웠지만,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생긴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임재석 뉴젠테라퓨틱스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치료제는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타미플루(신종플루 경구치료제)처럼 먹는 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효능 등을 고려할 때 먹는 약 연구는 우리가 가장 앞서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같은 가격이라면 사람들이 주사제보다는 먹는 약을 더 선호할 것"고 했다.

새로 임상을 준비 중인 업체들도 있다. 모든바이오는 지난 7일 나파모스타트를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는 천연 약물전달체와 결합한 코로나19 경구치료제의 국내외 임상 추진을 위해 유럽 임상시험위탁기관(CRO) 한곳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진하 대표는 "후발주자로서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경구치료제 개발과 출시를 위해 연구개발 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오 벤처기업이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대주주인 씨앤팜은 니클로사마이드를 알약으로 만들어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보였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대웅제약도 중증환자 치료용 주사제로 임상 중인 약물로, 항바이러스 효능이 높지만 몸에 흡수가 잘 안 돼 먹는 약으로 개발하기는 어렵다고 알려져왔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은 코로나19 치료제 뿐 아니라 면역조절제 개발에서도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183490)(2상), 진원생명과학(011000)(2상)이 폐렴 등 염증을 완화해주는 면역조절제를 경구치료제로 임상 중인 게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