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유명한 美 코닝
코로나 직전 출시 의료용 특수 유리용기 '밸라 글라스' 부각
코로나19 백신 제약사 최소 3곳 이상에 용기 공급
최근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애플, 삼성전자(005930)에 들어가는 스마트폰 유리 등을 만드는 미국 코닝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코닝 주가 흐름을 보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는 모습입니다. 3월 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코닝은 스마트폰용 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유명합니다. 내구성을 업그레이드한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를 삼성전자의 최신작인 '갤럭시노트20'에 공급했고, 애플과 손잡고 만든 '세라믹 실드'를 최신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했죠. 이때마다 코닝은 2미터 낙하실험 같은 극한의 테스트를 거뜬히 감당해내며 이른바 강화·특수유리 강자로 부각됐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 코닝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최근 스마트폰의 인기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코로나19 백신이 이 유리병의 강도에 달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요약해보면 '밸라(Valor) 글라스'라고 불리는 코닝의 의료용 특수유리 용기가 충격으로 인한 미세 유리 입자, 파손으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안전하게 지켜 이를 속도있게 보급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는 겁니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코닝은 특수유리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의료용기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제약·생명공학 사업이 부상하면서 여러 연구들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자 특수 의료용기에 대한 니즈도 커졌기 때문인데요. 코닝은 이 분야 100여년간의 연구결과물로 2017년 밸라 글라스를 처음 선보였고,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 용기에 담긴 의약품 사용을 허가했습니다.
코로나19 발발·확산 직전 세상에 나온 밸라 글라스는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보게 됩니다. 배송 중 흔들림을 견디는 것부터 초고온·초저온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내용물을 보관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진 용기는 밸라 글라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빠르게 공급해 코로나를 종식해야 하는 미국 정부는 코닝이 밸라 글라스를 다량 생산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2억4400만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1억6400만개의 밸라 글라스를 추가 제조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코닝은 직원을 추가 고용하고 뉴욕 신규 공장 가동을 준비 중입니다.
'미국 첨단 제조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코닝 CEO(최고경영자)를 초청해 밸라 글라스를 깨뜨리는 내구성 테스트를 직접 해보이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코닝은 공급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3곳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제약사가 밸라 글라스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미국 화이자는 코닝과 밸라 글라스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섭씨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코로나19 백신에도 적용할지는 검토 중이라고만 했지만, 코닝은 이후에만 주가가 60% 넘게 올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생명·안전과 직결된 만큼 자동차산업과 비슷해 진입장벽이 높다"며 "코닝이 기존 특수유리 제조역량에 '미국 혁신 제조기업'이라는 특수성에 힘입어 빠르게 신사업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