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용 첫 마이크로 LED TV 출시
한종희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작"... 이달중 예약판매
국내 출시 이어 미국·유럽·중동으로 판매 지역 확대
LG전자 출시 1억원 롤러블 TV '시그니처R'과 경쟁
삼성전자가 가격이 1억7000만원에 달하는 초(超)프리미엄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한다. 크기는 110인치로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가격은 비싸지만, 기존 B2B(기업 간 거래)로만 존재하던 마이크로 LED TV가 소비자용으로 출시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 마이크로 LED TV는 지난 10월 LG전자가 출시한 롤러블 TV '시그니처R'과 1억원 이상 초고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0일 삼성전자는 웨비나(Webinar)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TV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시작"이라고 했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미터)보다 작은 LED 소자로 만든다. LED 소자가 RGB(빨강·초록·파랑) 3원색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컬러필름이 필요 없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달리 무기물을 이용해 화면이 열화되는 번인(Burn-in) 걱정이 적다. LED가 반도체 소자인 만큼, 발광 효율과 휘도(밝기)도 OLED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진정한 자발광 TV"라며 "소자 수명이 10만시간에 달해 화질 열화 걱정도 없다"고 했다.
마이크로 LED는 OLED에 비해 소자가 커 그간 소형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자를 하나하나 기판에 심어야 해 제조 기간이 길고 가격도 비싸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제작에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실장 기술을 접목했다. 최용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110인치보다 더 작은 제품도 만들 수 있고, 초고속 실장기술로 대량생산도 가능해졌다"며 "시장과 환경이 갖춰진다면 가격은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전시회 CES2020에서 75·88·93·110·150·292인치 마이크로 LED TV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신제품은 3.3제곱미터 정도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 800만개 이상을 집약했다. 소자 하나하나가 각각 제어돼 정밀한 밝기와 색을 표현한다. 삼성전자 TV가 자랑하는 AI(인공지능)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전용 '마이크로 AI 프로세서(MICRO AI Processor)'는 자발광 특성과 독자적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각 장면에 최적화한 HDR 영상을 구현한다.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만큼 명암비도 높다. 용 전무는 "모든 색상을 실제에 가깝게 표현하는 100% 색재현성을 갖췄다"고 했다.
디자인면에선 콘텐츠와 스크린, 스크린과 벽의 경계를 없앤 '모노리스(Monolith) 디자인'을 적용했다. 로고도 옆면에 배치해 전면에선 화면만 확인할 수 있다. 음향은 별도 외장 스피커 없이 5.1채널을 구현한 '아레나 사운드(Arena Sound)'다. 영상 속 사물 움직임에 맞춰 소리가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OTS Pro(Object Tracking Sound Pro)'도 적용됐다. 신제품은 110인치 대화면을 50인치 화면 4개로 분리해 볼 수 있는 '쿼드뷰(4Vue)'도 지원한다. HDMI 단자에 연결 가능한 모든 기기를 따로 시청할 수 있는 기능이다.
출고가는 1억7000만원이다. 예약판매는 이달 중 시작한다. 본격 출시는 내년 1월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 우선 출시한 후 미국·유럽·중동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거래선 관심도가 높아 '더 월' 등 B2B 제품보다 의미 있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마이크로 LED TV 매출이 올해 5000만달러에서 2026년 2억2800만달러(약 26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 LG전자가 출고가 1억원인 롤러블 TV '시그니처R'을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초고가 시장에 신제품을 내놨다"며 "당장 판매량은 적겠지만, 미래 시장을 이끌 초프리미엄 기술을 선도한다는 브랜딩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