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필리버스터 할 때 본회의장서 책 읽어
2012년 尹총장 관련 검란 부분에 줄 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공수처를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국회에서 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실시됐는데, 이에 대한 추 장관의 응답이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때 장관석에 앉아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읽었다. 이 변호사는 인천지검에서 2001년부터 1년간 검사로 근무했고, 지난달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 책을 펴냈다. 책 출간 후 이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는 낙마를 목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 "공수처가 생기는 것이 마땅하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날 때 쯤인 이날 오후 11시54분, 페이스북에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글을 썼다. 이날 읽은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 중에서 '검사의 직무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중략)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는 부분도 인용해 올렸다.
추 장관은 김 의원 필리버스터 중 이 책에 연필로 줄을 쳐가며 읽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밑줄을 친 부분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이다. 2012년 있었던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 정면 충돌'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당시 이명박 정권이 '검찰 개혁'으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결정하자, 검사들은 거부감을 드러내며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최재경 중수부장과 함께 반(反) 한상대 검찰총장 노선을 걸었다. 이 때의 '검란(檢亂)'은 한상대 총장의 사퇴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