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결과에 대한 동료평가 국제저널 게재
실수였지만 효과 더 높았던 '저용량 투여', 피실험자 적고 고령층 없어 검증 한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을 예방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해외 4개 제약사 백신을 선구매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사진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내년 2~3월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학계 평가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피실험자 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두고 여러 연구자들의 독립된 동료평가(peer-review) 결과 논문이 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됐다고 BBC 등이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백신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여 방식에 따라 면역효과가 달라지는 점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논문은 지난 23일 아스트라제네카가 3상 진행 중 실수로 계획보다 적은 양을 백신을 투여했는데 더 높은 효과를 얻었던 일을 지적했다. 당시 계획된 양의 백신을 투여받은 그룹은 62%의 면역효과를 보인 반면, 실수로 더 적은 백신을 투여받은 그룹은 90%의 면역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평균 70%의 면역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피실험자 중 6% 정도인 1367명에게만 앞서 90% 효과를 보였던 저용량 투여 방식이 적용됐다. 이들은 모두 55세 미만으로, 고령층 피실험자는 없었다. 이에 학자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면역 효과가 90%에 달하고 고령층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고 다양한 연령층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만여명의 임상 전체 결과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평가다. 백신과 관련성이 있어보이는 심한 부작용 1건, 40도의 고열 증상 1건이 나타났지만 현재 모두 회복돼 임상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백신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조기 승인을 위해 전 세계 규제 당국에 자료를 제출하기 시작했고, 글로벌 공급망 역시 준비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 2~3월부터 해외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을 선구매하기로 했으며, 그중 이미 선구매 계약을 완료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