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3차 대유행이 퍼져나가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노년층 중심의 집단 감염도 터져 나오고 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도 전체의 26%에 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4주간 1주별로 40건 내외의 새로운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가족·지인 모임을 통한 일상 공간에서의 집단 감염이 많았지만, 직장을 통한 집단 감염 건수도 늘고 있다.

6일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방대본이 지난달 8일부터 지난 5일까지 4주 동안의 코로나 집단 감염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신규 집단 감염 건수는 1주에 32건에서 45건까지 발생했다. 11월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는 총 32건의 집단 감염이 새로 발생해 건수는 가장 적었던 반면 신규 발생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514.6명으로 한달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음식점, 노래교실 관련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를 보면 공연과 식사가 함께 이루어지는 식당에서 출연자와 방문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모든 모임과 약속은 취소하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과 노래교실 관련 사례에서는 지난 7일 하루 동안에만 5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162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이 70%를 차지했다. 방역당국은 애초 ‘종로구 음식점’ 사례로 규정했으나 노래교실과의 연관성이 확인됨에 따라 ‘음식점 및 노래교실’ 사례로 정정했다.

포커 게임의 한 종류인 ‘홀덤’에서 이름을 따온 홀덤 펍은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하는 업소로, 용산 홀덤펍의 경우 같은 성격의 업소 5곳을 방문한 13명이 확진됐다. 6명의 지인·가족 등에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상대적으로 체류 시간이 길고, 장소 특성상 게임을 하는 분들 사이에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는 제한점이 있다"면서 "업소 다섯 곳 중 한 곳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밤 9시 이후에도 영업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시장이나 음식점, 마을회관 등의 일상적 공간이 감염 고리가 돼 집단발병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소재의 한 시장에서는 새로운 집단발병이 확인돼 총 14명이 감염됐다. 전북 완주군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 김해시의 한 주간보호센터 관련 확진자도 3명 더 늘어 누적 30명이 됐다.

수도권 코로나 상황이 대유행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속출하는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도 전체의 26%에 달하며, 검사자 중 확진자 비율도 10∼11월 1%대에서 이달 4%대로 네 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K 방역의 핵심이었던 대규모 선제적 검사와 역학조사도 한계에 다다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이번 유행은 중심 집단 없이 일상생활 전반에서 확산이 나타나고 있어 검사와 격리를 통한 선제차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은 11월 초 12.7%에서 최근 17.9%까지 올라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가 8일부터 방역단계를 상향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의 전국적 대유행으로 인한 ‘최악의 겨울’을 막을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경제, 사회 전체가 마비되기 전에 지금 잠시 멈추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대유행 단계로 진입한 수도권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되도록 집에 머물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