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식 투자 열풍이 공모시장으로 번진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이 앞으로 상장을 할 기업들로 옮겨가고 있다. 내년에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크래프톤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업체들이 증시 입성을 시도한다.

8일 비상장주식 거래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앱) ‘증권플러스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검색된 종목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검색어 및 관심종목 추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조선DB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이 상장 직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공모주 열풍이 불었다. 경쟁률이 높은 공모주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힘들지만, 장외에서 사면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장외에서 비싸게 사면 향후 상장을 해도 손실을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사(스팩 제외) 65개의 공모 금액 합계는 약 5조6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8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로 이미 작년 한 해 공모액 3조5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연말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있어 공모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내년에 공모시장의 인기가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연간 공모액이 15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가총액이 큰 업체들이 줄줄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공모 청약에 대한 참여율이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LG에너지솔루션,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에 달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다.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LG화학(051910)이 배터리 부문을 분사해 새로 출범시킨 신설법인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IPO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에선 내년 말에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중순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이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을 20%에서 최대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지금까지는 청약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했지만, 앞으로는 최소 증거금을 낸 모든 청약자에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균등하게 배분할 방침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배정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대형주 공모 청약에 대한 참여도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공모에 유입되는 막대한 청약대금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장을 준비 중이었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